충남 태안 안면도 관광지 개발 사업에 서광이 비친다니 다행이다. 충남도의 `안면도 관광지(꽃지지구) 조성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공모에 롯데리조트 등 4-5개 업체가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공모 조건을 대폭 완화한 게 매력으로 작용한 듯 하다. 롯데리조트의 경우 사업성 평가와 적정 투자규모 등 전반적인 사업구상을 하고 있고, 충청권의 관광 관련 업체도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어 사업 정상화 기대감을 높인다.

이 사업은 오는 2025년까지 태안군 안면읍 승언·중장·신야리 일원 294만 2000㎡를 사계절 명품 휴양 관광지로 조성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민간자본 1조 8567억 원을 포함 모두 1조 8852억 원을 투입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지난 2000년 12월 알나스르사가 35억 달러 투자협약을 체결했다가 포기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2006년 12월에는 우선협상대상자인 인터퍼시픽 컨소시엄의 자격이 취소됐고, 2016년 롯데 컨소시엄도 끝내 계약이 무산됐다.

안면도 관광지 개발 사업에 관한한 충남도는 `양치기 소년`과 다를 바 없었다. 청사진을 제시한 뒤 물거품이 된 게 한 두 번이 아니었다. 30년 넘게 제 자리 걸음을 했던 만큼 속도감 있는 사업 추진이 절실하다. 그런 측면에서 공모조건을 사업자 눈높이에 맞춰 투자를 유도한 대목은 평가할 만하다. 사업지구 내 기부채납 토지 법적 최소기준 적용과 사업토지 소유권 이전시기 조정 등은 사업자 구미를 충분히 당길 수 있다.

3월 중 업체들의 윤곽이 나오면, 5월 중 평가를 통해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한 뒤 10월까지 본 계약을 체결한다는 게 도의 계획이다. 하지만 과거 사례를 보면 낙관은 금물이다. 사업자들로서는 경제성이 확실히 부각돼야 움직인다. 그동안 현지 주민이 엄청난 심적·물적 피해를 입은 점까지 감안한다면 더 이상 차질을 빚어서는 안 된다. 기왕의 시행착오를 복기하며 사업을 정상 추진하는 데 행정력을 집중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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