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원들의 해외연수 자체가 나쁜 건 아니다. 취지와는 달리 의정과 동떨어진 관광위주의 `무늬만 해외연수`로 전락시킨 게 문제다. 대부분 의회가 계획부터 아예 일정표에 유명관광지 항목이 빼곡하다. 견학은 구색 맞추기로 가뭄에 콩 나듯 하거나 없는 곳도 있다. 다녀와서 제출하는 보고서가 형식적일 수밖에 없다. 함량미달 해외연수에 그치는 건 그나마 나은 편이다. 극히 일부이긴 하지만 의원들의 음주, 폭행, 추태가 벌어지는 건 최악이다. 국민들을 분노하게 하는 행위이자 국제적으로도 망신스런 일이다.
이번 자정결의는 예천군의회 의원들의 그릇된 처신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예천군의회만의 문제가 결코 아니다. 특정지역이나 특정의회의 일도 아니다. 모든 지방의회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하는 일이다. 과거에도 지방의원들이 외유성 관광으로 물의를 빚은 바가 적지 않다. 잊을 만하면 해외연수에서 보인 추태와 일탈행위가 뉴스의 한 페이지를 차지하곤 했다. 그때마다 주민들에게 사과도 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했지만 근절되지 않고 있다. 시군구의장협 자정결의가 이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선 지방의원들이 실행으로 보여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여론의 화살을 모면하기 위한 `정치 쇼`에 그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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