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교진 세종시교육감 등 시교육청 관계자들이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후기 일반고 신입생 배정 사고 관련 후속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조수연 기자
최교진 세종시교육감 등 시교육청 관계자들이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후기 일반고 신입생 배정 사고 관련 후속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조수연 기자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의 리더십 부재가 도마 위에 올랐다. 고교 배정 오류 사태로 촉발 된 세종교육 행정의 파행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

최 교육감은 고교 배정 원칙을 스스로 깨면서까지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한 구제방안도 법률자문을 이유로 번복한 상태다. 최 교육감은 법률자문을 구한 이후 후속 대책을 강구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어떤 대안이 나오든 학부모들의 반발은 예견돼 학교 현장의 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최 교육감과 시교육청은 고교 배정 결과가 처음 발표된 지난 11일부터 졸속행정을 펼쳤다. 당시 시교육청은 A학교 교사의 신고로 첫 배정에서 오류가 발생한 사실을 인지하고 6시간 만에 재배정 결과를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195명의 학생이 첫 배정보다 후순위 학교에 배정되면서 학부모들의 항의가 이어졌다. 이에 최 교육감은 14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재배정에서 불이익을 받은 학생들을 구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당시 최 교육감은 재배정 시 후순위로 밀린 학생들을 구제할 경우 과소·과밀학교가 생긴다는 학부모와 교육 전문가들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교육감 재량`이라며 밀어붙였다.

교육행정 매뉴얼이나 충분한 논의를 거치지 않은 선심성 `구제방안`은 우려처럼 과소·과밀학교 논란으로 이어졌다. 시교육청이 16일까지 진학학교 의향을 접수받은 결과, 195명 중 184명(94.3%)이 최초 발표된 학교로 진학을 희망한 것이다. 이로 인해 선호학교인 5개 학교는 최소 27명부터 최대 47명까지 학생수가 늘어난 반면, 비선호학교인 7개 학교는 1명부터 최대 60명까지 학생수가 줄어 미달사태로 이어졌다. 비선호학교에 배정받은 학부모들은 18일 시교육청 대회의실에서 항의농성을 벌였다. 한 학부모는 "줏대 없고 리더십 없는 교육청 때문에 아이들과 학부모만 피해를 보게 됐다"며 "(최 교육감이)교육자가 아니라 정치인처럼 일을 한다"고 비판했다.

이 뿐만 아니라 고교 배정 오류 원인으로 위탁업체와 시스템탓만 하던 시교육청은 17일 열린 세종시의회 교육안전위원회 긴급 현안보고 자리에서는 "고교 배정 결과 발표 전 담당부서가 최종 결과에 대한 검증 및 검토를 허술히 한 부분을 인정한다"고 답변해 교육행정의 신뢰도 또한 스스로 깎아 내렸다.

최 교육감은 "(구제대상 학부모들이)항의하러 찾아오셨을 때는 학생들이 안쓰러워 구제를 결정했는데, 솔직히 교육감의 재량을 넘어서는 일이었는지 생각하지 못했다"며 "법적 위반 소지가 있는 것인지 법률 자문을 구해 다시 발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교육청은 구제방침에 대해 대전·세종 변호사협회에서 추천하는 변호사에 법률 자문을 구해 이번 주 중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정성직·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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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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