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담 일보직전까지 갔다가 무산된 북미고위급회담이 우여곡절 끝에 열리게 됐다.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오는 18일 워싱턴서 회담을 하기로 했다. 김 부위원장 일행은 이미 베이징발 워싱턴행 항공편을 예약한 상태라고 한다. 북미고위급 회담은 지난해 11월 8일로 날짜까지 잡혔다가 하루 전 전격 연기된 바 있다. 이후 기약 없는 답보를 지속하다 해를 넘겨 두 달 만에 극적으로 이뤄지는 것이다. 그동안 고위급회담이 연기된 뒤 북미 비핵화 협상은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 이번 워싱턴 회담을 계기로 협상에 돌파구가 마련될 것인지 주목되고 있다.

폼페이오-김라인 재가동은 2차 북미정상회담이 다가왔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지난해 좌초 위기에 놓였던 1차 북미정상회담을 본궤도에 올려놓은 것도 이들의 역할이었다. 이번 고위급회담에선 2차 정상회담에 대한 조율이 주를 이룰 것이란 관측이다. 북미 정상이 새해 들어 친서를 주고받으며 조속한 재회 의지를 확인한 만큼 시간과 장소 등 구체적인 내용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7일 베이징을 방문한 사실도 이를 뒷받침 한다고 하겠다. 1차 정상회담 전에도 김 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주석과 정상회담을 통해 북미정상회담의 협상전략을 상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1차 때와 비슷한 행보를 보인다고 봐도 될 것이다.

김 부위원장의 워싱턴 일정은 아직 베일 속에 가려있다. 주목할 건 김 부위원장의 백악관 방문과 트럼프 대통령 면담여부다. 폼페이오 장관과의 회담 결과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 할 가능성 이 높다. 이 자리에선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와 메시지 등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된다면 2차 북미정상회담이 사실상 확정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최종담판은 두 정상의 몫이지만 예비담판은 마무리가 됐다는 의미다. 오랜 진통을 겪고 성사되는 북미고위급회담인 만큼 성과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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