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한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유력 후보군들의 발걸음이 빨라지는 가운데 충청 출신 인사들의 행보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일부 인사들의 직접 출전은 물론 물밑 지원 등에 따라 당권 구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충청 인사들의 역할론이 대두되고 있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내달 27일 열리는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10여명의 후보군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최근 한국당에 입당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이에 앞서 입당한 뒤 빠른 행보를 보이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 홍준표 전 대표 등이 유력 후보로 분류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대권 후보군들을 제외한 관리형 당대표 후보에서는 충청권 정우택(청주 상당) 의원이 가장 활발할 활동을 이어가며 당권 도전 의사를 피력하고 있다. 정우택 의원은 행정고시 출신으로 시작한 관료형으로 1996년 충청 연고의 자유민주연합에서 정치에 첫 발을 내딛은 정 의원은 해양수산부 장관과 충북도지사, 당 최고위원과 원내대표 등 주요 요직을 거쳤다는 점에서 당내 신망이 두텁다. 당이 혼란을 겪던 2017년 원내대표를 역임한 만큼 위기의 당을 이끄는데 적임자라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전대 출마를 확정하지 않은 인사들의 역할론도 막대하다는 평가가 대다수를 이루고 있다. 먼저 4선의 정진석(충남 공주·부여·청양) 의원의 경우 아직 출마를 저울질하는 상황이지만 만에 하나 출마하지 않더라도 충청 지지층을 이끌어 전대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정진석 의원 역시 원내대표와 주요 직책을 경험하면서 당내 입지를 넓힌 만큼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대에서 충청의 표심을 이끌어 낼 수 있다.

잠행을 이어가고 있는 이완구 전 국무총리는 자신이 직접 선수로 나설 가능성은 낮지만 막후에서의 표심을 전달할 만한 영향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대표 선출 구도에 따라선 충청 표심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충청 주요 인사들이 어느 쪽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당 대표 선출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역대 대선에서도 충청 표심은 캐스팅보트의 역할을 할 만큼 승패의 분수령이 되곤 한다"면서 "이번 한국당 전대에서도 충청 표심이 승패를 가르는 역할을 하기 충분한 만큼 충청 인사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인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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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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