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범 전 대덕구청장, 임영호 전 국회의원, 이희재 전 시의원 등 잇따라 출마 선언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를 앞두고 대전지역 전 정치인들의 출마가 눈길을 끌고 있다.

국회의원, 구청장, 시의원 등을 지낸 이들이 일찌감치 조합장에 도전장을 내밀거나 후보군에 오르면서 선거 열기를 지피는 모양새다.

가장 먼저 조합장 출마를 선언한 이는 박수범 전 대덕구청장이다. 박 전 구청장은 지난해 10월 31일 회덕농협 조합장 선거 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박 전 구청장은 대덕구의원, 대전시의원을 거쳐 2014년 지방선거에서 대덕구청장에 당선됐고 지난해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낙선했다.

동대전농협 조합장에 출마의지를 밝힌 이희재 전 대전시의원도 있다. 이 전 시의원은 제6대 대전시의원을 지낸 바 있고 지난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 김영기 현 동대전농협조합장과 맞붙었지만 패해 고배를 마신 바 있다. 같은 조합에 후보자로 임영호 전 국회의원도 물망에 오른다. 임 전 국회의원은 대전 동구청장, 국회의원을 지낸 바 있다.

임헌성 현 서부농협 조합장의 경우 서구의원, 대전시의원 등 14년 간 지방의회에 몸담은 정치권 인사이기도 하다. 임 조합장은 4선에 도전한다.

정치 경력을 가진 이들이 조합장 후보자에 이름을 올리는 것을 두고 조합원들은 다양한 시각을 내놓고 있다. 우선 단위조합도 엄연히 수익창출을 위한 활동을 지속해야 하기 때문에 정치적인 감각을 지닌 이들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견해다. 금융기관 별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정치권 인사들의 손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반대로 자칫 농업인들의 입장을 대변해야 하는 금융조합단체에 정치 경력을 가진 이들의 진입이 자칫 단체의 본질을 흐릴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내놓고 있다. 인지도 등 정치생명력을 이어갈 수단으로 이용될 수도 있다는 우려다.

대전지역 한 지역농협 조합원은 "이번 조합장선거는 유난히 정치 경력을 가진 이들이 출마 의지를 밝히거나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정치인 출신들이 조합장이 될 경우 조합의 입장에서 장·단점이 있겠지만 판단은 조합원의 몫"이라고 말했다.

김욱 배재대 공공인재학부 교수는 "과거 정치인으로 활동했던 이들의 조합장 출마는 엄밀히 자유다. 오히려 정치적 감각으로 조합의 수익을 더 많이 창출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조합을 단순히 본인의 미래를 위한 정치적 도구로 활용한다면 이는 적절치 못한 행위"라고 조언했다. 김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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