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고를 통해 인지도 높은 학교, 그렇지 않은 학교 드러나

"이번 사태로 소문으로만 나돌던 세종지역의 인지도 높은 학교와, 그렇지 않은 학교가 명확히 구분 됐습니다."

평준화 고교배정 오류 사태로 인해 세종지역 고등학교들에 대한 서열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은 2017년부터 대학입시 과잉경쟁을 예방하고 학생들에게 평등한 교육기회를 제공하겠다며 고교평준화를 시행해왔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고교 서열이 묵시적으로 나타났다는 점에서 고교평준화 정책을 세종시교육청 스스로 외면했다는 질타를 받고 있다.

이러한 지적은 세종지역 교육계에서부터 터져 나오고 있다.

지역의 한 학교 교장은 15일 "정원 미달 학교 학생들의 정신적인 피해의식과 상실감이 클 것이다. 특히 몇 년 간 해당 학교에 대한 기피현상이 일어날 것"이라며 "교육청 스스로 교육감의 고교 평준화 공약을 파기한 일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교육행정이란 일관성과 책무성을 절대적으로 유지해야 한다. (최 교육감이) 일선학교에서의 현장경험이 전혀 없어 작은 행정조치가 얼마나 큰 파급효과를 가져오는지 모르는 것 같다"며 "1차 배정 후 2차 재배정을 했으면 `구제`란 없다고 확실히 밝혔어야 했다. 이에 대한 의지를 명확히 하고 학부모들과 학생을 설득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시교육청의 후속조치에 따라 한솔고·아름고·종촌고·새롬고·보람고 등 5개교는 학생수가 증가하게 되며, 반대로 성남고·도담고·고흥고·양지고·두루고·소담고·다정고 등 7개교는 미달될 전망이다. 지역의 고질적인 문제인 과밀·과소학교 문제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지역의 학부모들도 이번 대처방안에 따라 과소학교는 과밀학교보다 상대적으로 내신 1등급 득점자가 적어질 것을 우려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학부모 엄모 씨는 "학교마다 내신 1등급 받기 수월한 학교와 아닌 학교가 분명 발생한다"며 "시설은 안 좋을지라도 내신등급에 영향을 받으니 많은 학생들이 차라리 과밀학교에 가고 싶어한다"고 토로했다.

한편 시교육청은 지난 14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학생수가 내신에 큰 영향이 있다 보니 학부모들이 걱정하는 부분을 인지하고 있다"며 "과소학급에 좋은 교육과정을 만들고 전학 등 학생 추가 배정을 통해 정원을 채우겠다"고 말했다. 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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