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절과 한의학

낙상환자가 한의원에 내원 하면 가장 먼저 진단하는 것이 골절의 유무다. 뼈가 부러지면 보통은 환자본인이 알지만 살짝 부러지거나 금이 약간 간 경우에는 본인도 모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 뼈에 이상이 없으면 연부조직을 치료 한다. 염좌로 내원한 경우는 침 치료를 하는데 몇 번해도 효과가 없거나 더 악화되면 방사선과에 의뢰, CT나 경우에 따라서 MRI를 의뢰한다. 간혹 뼈에 이상 소견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는 깁스를 권한다. 뼈에 이상이 없어도 인대나 건의 파열이 심해 깁스를 하는 경우도 있는데, 발목과 같이 깁스를 하지 않아 2차 손상이 의심될 때 시행한다.

요즘에는 깁스 방식도 많이 발전 했다. 예전에는 석고를 이용해서 투박하고 무거운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재질의 발달로 가볍고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없게 발전하고 있다. 얼마 전 시골에 사는 지인의 아버지가 감나무에서 낙상해 대형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다. 하지만 골반과 정강이, 발꿈치 한쪽에 금이 가서 6주 이상의 진단이 나왔는데 해당 병원에서는 골밀도, 엑스레이, CT 등 영상 진단 후 아무 것도 해줄게 없다며 퇴원하라고 했다고 한다. 간병인을 고용해 대소변을 받아낼 정도로 심각한 병이었으나, 80대 노인이라 해줄 것이 없다는 말만 들었다는 것이다. 다행히 혈압, 당뇨 등 질환이 없고 골밀도는 비슷한 연령대에서는 좋은 편이어서 경과를 지켜보는 상황이었다.

이후 필자에게 한방에서 특별한 방법이 없냐고 물어 보기에 산골과 뼈에 좋은 한약을 권했다. 산골은 사전에 보면 이황화 철, 산화 철을 주성분으로 하는 황화 철강이다. 구리가 나는 곳에서 나는 푸른빛을 띤 누런색의 쇠붙이로, 접골 약으로 쓴다고 나와 있다. 자연동이라고도 하며 구리성분인데 여러 가지 성분이 복합돼 있다. 서울 은평구 녹번동에 산골탄광이 있었다고 하며 녹번동이라는 명칭도 산골에서 유래됐다는 설도 있다. 고 문헌에는 산골을 높은 온도로 최대한 올리고 식초를 부어서 식히는 방법을 9번 반복하라고 돼 있다. 불순물을 제거하고 연하게 해 소화 장애를 줄이려는 목적이다. 광물성이므로 소화 장애가 있으면 약 효과를 보기 힘들다.

이밖에도 녹용(녹각), 접골목 등 뼈를 튼튼히 하고 진액이 많이 나와서 골절에 좋은 약이 많다. 앞서 언급한 골절 환자의 경우 산골과 한약을 복용한 뒤 담당 의사가 놀랄 정도로 빨리 퇴원했다. 환자의 입장에서 보면 의학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모두 하고, 한방을 같이 병행하면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노인 인구는 증가 할 것이고 골절과 관련된 질환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방 치료로 효과를 보는 경우도 많기를 기대한다. 구원회 <구원회한의원장>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