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 공적개발원조(ODA) 예산을 통해 몽골 울란바타르 날라흐구(Nalaikh)의 광산 피해 복구지역에 태양광 200㎾, 풍력 210㎾, ESS 900㎾h의 친환경에너지타운 조성사업이 진행 중에 있다. 사진=삼원밀레니어 제공
산업통상자원부 공적개발원조(ODA) 예산을 통해 몽골 울란바타르 날라흐구(Nalaikh)의 광산 피해 복구지역에 태양광 200㎾, 풍력 210㎾, ESS 900㎾h의 친환경에너지타운 조성사업이 진행 중에 있다. 사진=삼원밀레니어 제공
몽골에 가기 위해 지난 6일 10번째 몽골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작년 11월부터 몽골 혹한기 시험 중인 태양광, 풍력발전설비를 점검하기 위해서다. 비행시간은 인천국제공항에서 울란바토르 징기스칸 공항까지 약 3시간이 소요된다. 비행기가 난류에 덜컹거리면 마치 어릴 적에 비포장 도로를 버스를 타고 시골집으로 가는 느낌이다.

몽골 사람들은 우리와 같이 몽고반점이 있고, 전 세계 국가 중 유일하게 한국과 몽골이 국기에 태극 문양을 사용한다. 우리 역사책에서만 존재하는 온달장군과 을지문덕의 성이 몽골에 `온다르`와 `을치`로 남아 있다. 그리고 유튜버 김정민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삼국사기의 고구려 개기일식 기록을 미우주항공연구소인 NASA 프로그램으로 재현해 보면, 그 위치가 울란바토르 부근에서 나타난다고 한다.

이처럼 가깝고도 먼 나라,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는 남북으로 산이 있어 매서운 겨울바람을 막아주고, 토라강이 있어 겨울에 영하 40도에 달하는 척박한 땅임에도 사람이 살만한 조건을 갖췄다. 이곳은 몽골 전체인구 약 300만명 중 122만명 정도가 거주하는 도시로, 현대적인 중심가와 산 중턱의 게르촌이라 불리는 빈민촌으로 구성돼 있다. 마치 우리나라의 70년대 청계천 빈민가를 연상케 한다. 게르는 원래 몽골의 이동식 전통 천막 집이지만, 지금은 지붕이 있는 현대식 가옥양식으로 바뀌었음에도 여전히 게르촌으로 불리고 있다.

늘 푸른 초원에서 여유롭게 풀 뜯어먹는 가축, 청명한 밤하늘에서 쏟아지는 별똥별, 호기심 가득 여행객을 쳐다보는 어린 목동, 아침 저녁에 밥을 지으면서 겔 연통에서 모락모락 피어나는 연기. 몽골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이다. 맑고 깨끗할 것 같은 자연환경이 떠오르지만, 현실은 다르다.

혹한의 겨울, 수많은 게르 가옥들은 난방을 위해 갈탄 난로를 사용한다. 갈탄은 가격이 저렴하지만 고수분 저발열량의 저급석탄으로 연소과정에서 매연과 악취를 동반해 바람이 없는 겨울 울란바토르 시내를 숨을 쉬기 힘들 정도로 가득 메운다. 울란바토르 시민들은 건강에 위협을 느끼는 공해 때문에 시위를 하기도 했다. 아이들 건강을 걱정하는 여유가 있는 가정들은 공기가 깨끗한 울란바토르 외곽에서 겨울을 보내거나, 한국 등 다른 나라에서 겨울을 나기도 한다.

이렇듯 심각한 대기오염 해결을 위해 몽골은 풍력과 태양력이라는 재생에너지 또는 친환경에너지 사업을 시작했다.

울란바토르는 9월 중순부터 이듬해 3월 중순까지 6개월 정도가 겨울이다. 고도 1300m의 건조하고 적은 강수량, 맑은 날씨와 강한 바람은 태양광, 풍력 에너지를 얻기에 더 없는 자연환경을 가졌다. 영하 40도의 추위와 모래 바람에 견딜 수 있는 강건한 신재생 설비를 공급할 수 있다면, 겨울 내내 매연에 고통 받는 울란바토르 시민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여망을 담아 우리나라 산업통상자원부는 에너지산업협력 개발지원 공적개발원조(ODA) 1호 핵심 사업으로 `몽골 친환경 에너지타운조성 프로젝트`를 지정했다. 사업 추진 업체로는 ㈜삼원밀레니어를 선정해 올해 10월 말 완공을 목표로 추진하게 됐다.

복합형 신재생에너지 발전은 일조량이 많고, 바람이 강한 몽골 지역에서 에너지 생산량을 극대화한 사업이다. 풍력·태양광·에너지저장장치가 결합된 시설은 몽골에서 처음 시도되는 형태다. 친환경에너지타운에서는 풍력 210㎾, 태양광 200㎾ 등 총 410㎾의 전력이 생산될 예정이다. ESS의 용량은 900㎾다. 이곳에서 생산된 에너지는 사업지 인근에 있는 대학(GMIT)과 150여 게르촌에 공급될 예정이다. 풍력과 태양광으로 생산된 전기는 히터로 난방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도착 다음날 사업지의 밤 기온이 영하 36도, 낮 기온이 영하 16도였다. 올 겨울 이 설비들이 몽골의 추위와 강한 바람을 잘 이기고 견뎌주기를 기도해 본다.

이지현 (주)삼원밀레니어 대표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