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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가산책] 고전과 현대의 그 어디쯤, 창극 '청'

2019-01-15 기사
편집 2019-01-15 08:4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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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이용탁 대전시립연정국악원 예술감독

'대중화'는 국악의 오래 된 숙제라고 할 수 있다. 대중들이 국악에 대해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이미지와 고정된 틀이 더더욱 대중화의 속도를 올린 것도 사실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다양한 창작활동과 퓨전국악들이 국악의 대중화를 부지런히 이끌어냈고, 그중에서도 음악극, 창극, 무용극 등과 같은 '극'이라는 시·청각적 예술을 통한 국악의 새로운 변화는 대중들의 관심을 포섭하기에 충분한 조건으로 작용했다. 그중 '창극' 즉, 판소리의 무대화는 근래에 일어난 급진적인 변화인 듯 보이지만, 생각보다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1902년 근대식 극장인 '협률사'의 건립을 시작으로 판소리는 활발하게 무대화 됐다. 정정렬(丁貞烈)과 같이 당시 내로라하는 명창들은 자신의 이름을 건 공연예술 단체를 구성했고, 판소리를 창극으로 꾸려 공연을 하며 대중들에게 커다란 인기를 끌었다. 당시 창극의 모습과 구성요소들을 설명하고 있는 문헌들을 보면 화려한 무대구성, 무대장치의 적절한 사용, 그리고 뛰어난 소리꾼들의 실력 등이 있다. 하지만 가장 큰 성공요인은 대중들의 취향을 파악하고 관객들과의 소통을 시도했다는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이처럼 '대중화'라는 것은 단지 유행,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공연예술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그 시대 관객들의 취향을 파악해 그들과 소통해 나가는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대중화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아닐까 생각한다.

공연예술에 대한 관객들의 수준이 매우 높아진 지금, 창극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관객과의 제대로 된 소통을 최우선으로 꼽아야만 한다. 이러한 고민을 필두로 '우리시대의 창극'이라는 타이틀을 건 창극 '십오세나 십육세 처녀', 그리고 창극 '청'을 대중들 앞에 선보일 수 있었다. 특히 '청'은 국가브랜드 공연으로써 오랜 시간 무대에 오르며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던 작품이라 감히 말할 수 있겠다.

위에서 대중화의 본 의미에 대해 언급한 것처럼 창극 '청'이 오랜 사랑을 받고 공연될 수 있었던 대표적인 요인은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는 창극이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청'을 내보이며 크게 다섯 가지의 요인에 집중했다.

첫 번째, 우리만의 전통양식을 가지고 있지만 현 시대 음악극들의 보편성을 지니고 대중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한다. 두 번째, 어린 심청이 혼자서 감당해야 했던 무게와 아버지 사이에서 갈등하는 심리적 흐름이 대중들에게 자연스럽게 읽힐 수 있도록 극을 꾸려간다. 세 번째, 음악과 춤이 극의 빈틈이 생기지 않도록 감싸준다. 특히, 도창을 통해 극 줄거리의 전달을 끊임이 없도록 한다. 네 번째, 시각적 효과를 담당할 의상, 조명, 소도구와 같은 무대 장치 등의 적극적인 개발을 통해 관객들의 시선을 유도한다. 다섯 번째, 극에서 중심이 되는 음악의 정교한 작곡과 코러스와 방창, 다양한 악기들을 활용한다. 이 다섯 가지 요인들은 창극 '청'을 우리시대의 창극으로써 재탄생시키는 것에 큰 지침이 돼주었다.

창극 '청'은 판소리 '심청가'를 바탕으로 그동안 선보여진 여러 음악극들과 줄거리에는 크게 차이가 없다. 판소리가 담고 있는 우리의 고유한 해학과 풍자의 미학을 극에 담아내는 것은 우리시대의 예술가들이 반드시 해야 할 매우 가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고전만이 가지고 있는 '미'를 현시대의 입맛에 맞게 대중화시키는 작업은 우리 모두가 안고 가야할 영원한 숙제이며, 내일은 더 나은 소통을 위해 늘 귀를 기울일 것이다.

이용탁 대전시립연정국악원 예술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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