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어선 사고가 잊을 만 하면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 11일에도 경남 통영 해상에서 화물선과 충돌한 `무적호`가 전복돼 선장 등 3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다. 사고 원인으로 무리한 출조 같은 게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안전불감증이 도사리고 있었던 건 아닌 지 의구심이 든다. 더구나 사고 해역이 조업금지구역이었고, 구명조끼도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충돌한 화물선 측은 사고 발생 이후 30분 가까이 돼서야 신고했다니 후속 조치도 크게 미흡했다. 바다 낚시 이용객수가 연간 400만 명 시대를 연지 오래건만 비슷한 사고가 되풀이되고 있으니 걱정스럽다.

선상 낚시를 즐기는 인구가 급증하면서 낚싯배 사고도 덩달아 늘어나는 추세다. 2017년 한 해 동안 263건 사고가 터져 105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사고 기준으로 보면 2014년 87건에서 불과 3년 만에 3배 늘어났다. 2017년 선창 1호 침몰로 15명이 숨진 데서 보듯 바다 낚싯배 사고가 터지면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진다. 하지만 낚싯배가 어민들의 생계 수단이 되다 보니 여객선에 비해 안전장비 구비가 소홀한 게 사실이다. 작은 규모인 데다 선체 역시 낚시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구명뗏목 등을 규정에 맞춰 갖추기 어려운 구조다. 여기에다 안전불감증이 더해지면 사고를 피하기 어렵다.

충청지역에서도 서해안에서 출조가 자주 이루어지는 만큼 관리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한국소비자원이 6개 광역자치단체에서 영업 중인 낚시어선 20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8개 어선이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는 구명부환을 제대로 구비하지 못했다. 어업인의 소득 증대를 목적으로 운영된다고 하더라도 안전 문제를 눈 감아줘선 안 된다. 해상 안전 의식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설마 하는 생각으로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는 다거나 해상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다가는 제 2의 `무적호` 사고는 언제든 다시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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