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마다 브랜드 될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 대전시립연정국악원의 이미지를 바꿀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난 11일 취임 후 첫 정기연주회로 대전무대에 데뷔한 이용탁<사진> 대전시립연정국악원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는 포부를 이렇게 밝혔다.

이 감독은 지난 2일자로 취임하자마자 연주단원들과 1주일간 호흡을 맞춰 이날 찾은 관객들에게 관현악, 협주곡, 노래歌 (가곡, 병창, 판소리, 경기민요), 가요 등 음악 종합선물세트를 선보였다. 짧은 연습기간임에도 신선한 편곡과 짜임새 있는 구성으로 눈길을 사로잡았지만 일부 곡에서는 연주 호흡이 매끄럽지 않고, 병창, 경기민요에서는 단원간 기량 차이를 드러내보이기도 했다

이 감독은 "단원들이 집중력있고 밀도있게 연습을 해준 덕에 첫 연주는 나쁘지 않았다"며 "다만 공연장 내 음향 반사판이 없다보니 본 공연에서 음이 객석으로 퍼지지 않아 아쉬움이 남지만 시설 보완과 단원들의 역량을 최대한 끌어올려 국내 최고의 국악단으로 변모시키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의 이런 자신감은 지난 2006년 국립창극단의 음악감독 재임시절 창극에 관현악을 도입해 만든 창작오페라 `청`의 성공과도 맥락이 맞닿아 있다. 그는 당시 창극을 오페라, 뮤지컬처럼 악보를 만들고 편곡을 해 정형화 시키는 작업을 통해 브랜드로 만든 바 있다. 국악단에 서양악기가 들어가는 것을 두고 비판도 받았지만, 그의 실험 도전 정신 덕에 국악계는 현재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다.

이 감독은 "앞으로 대전공연에서는 한 공연에 두 곡 정도의 창작곡과 현대곡 등을 연주 할 것"이라며 "이를테면 한국음악으로 듣는 `오페라 아리아의 밤`이라든가 남북한 이슈에 맞는 `아시아의 밤`, `명인, 명품 콘서트` 등 전통적인 소재를 가지고 현대적으로 작곡하는 등 다양한 레퍼토리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연 계획은 지역 국악계, 언론계, 학계 등 국악에 관심있는 계층을 한데 모아 작품개발위원회를 조직해 의견을 수렴해 반영할 계획"이라며 "연주단의 실력은 어려운 작품을 연습할 수록 기량이 늘어나는 만큼 적어도 임기동안 작품 수준이 약하거나, 쉬운곡만 하려는 습성은 바꾸겠다"고 각오도 밝혔다.

원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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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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