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진행된 보다아트센터 청년작가지원전 전시장 전경. 보다아트센터는 지난해 8월 폐관했다. 사진=대전일보DB
지난해 진행된 보다아트센터 청년작가지원전 전시장 전경. 보다아트센터는 지난해 8월 폐관했다. 사진=대전일보DB
지역 갤러리들이 미술시장 침체와 운영난으로 잇따라 폐관하거나 전시 기능을 축소해 미술계의 안타까움이 커지고 있다.

특히 지역의 청년작가를 지원 발굴하는 등 지역 미술의 산파 역할을 하던 미술관의 잇따른 폐관으로 갤러리 운영을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10일 대전미술업계에 따르면 유성에 위치한 13곳의 (카페)갤러리 가운데 `보다 아트센터`가 지난해 8월 폐관을 한데 이어 `갤러리 메르헨`도 12월에 문을 닫았다. 보다아트센터는 지난 2016년부터 3년간 자비로 청년작가들을 위한 `헤드라이트전`을 기획, 전시를 개최한데 이어 2년간 이 전시에 참가한 작가 중 우수작가는 초대 개인전도 열어주는 등 지역 청년 작가를 지원 발굴, 육성하는데 큰 역할을 담당해 왔다.

또 미술을 좋아하는 대전시민들을 위해 미술읽기 강의를 재능기부하는 등 개인 갤러리로써 머물지 않고 문화공간으로 확장했다. 메르헨도 지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지역음악, 미술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영아티스트 전시, 원로·중견작가 회고전과 음악회를 열며 지역 예술가와 작품수집가와의 가교 역할을 하며 지역 문화를 알리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최근 2-3년부터 미술시장이 급격히 침체되고 작품 구매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지역 갤러리들이 잇따라 손을 들기 시작했다.

A 관장은 "지역에서 갤러리가 활성화 되려면 작품수집가 층이 탄탄해야 하는데, 대전은 수요계층이 한정적"이라며 "문화예술도 이익이 없으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버틸 수 없는데 매월 수백만원의 운영비를 내면서 공익 활동을 하는것에 한계를 느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 때문에 전시장만으로 운영이 어려운 지역의 일부 갤러리는 전시는 축소하고 카페를 운영하면서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대전 중구 원도심에 위치한 `쌍리 갤러리`는 올해부터 전시를 하지 않고, 카페와 음악 연주공간으로 활용하기로 했고, 봄 갤러리도 전시 대신 커피숍 운영으로 방향을 돌렸다.

지역미술계에서는 갤러리 운영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복합공간 등 전시기능의 영역 확장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한다.

복합공간에서 전시를 열었던 한 작가는 "복합공간은 전문 전시공간보다 편하고 자연스럽게 미술작품에 다가갈 수 있고, 예술을 통한 소통이 활발해지는 장점이 있다"며 "미술을 어렵게 여겼던 이들도 복합공간에서 자연스럽게 커피도 마시고, 공연을 보며 작품을 대하다 보면 미술에 친근해지는 이들이 자연스럽게 미술품을 향유하려는 계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복합공간 운영자 B대표도 "이전의 전시 기획이 일방적으로 보여주기 였다면 이곳에서는 공간을 찾는 이들이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그런 문화속에 자발적으로 전시 입장료를 내고 공연을 유료화함으로써 문화, 예술을 생산해 내는 수고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는 문화로 바꿔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원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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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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