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첨단 생명공학기법 이종이식술 개발

국립축산과학원에서 2009년 태어난 최초의 이종이식용 돼지 `지노`.
사진=농진청 제공
국립축산과학원에서 2009년 태어난 최초의 이종이식용 돼지 `지노`. 사진=농진청 제공
기해년 황금돼지의 해가 밝았다. 돼지는 삼국시대 이전부터 우리와 함께한 동물로 음식뿐만 아니라 제사에도 쓰이며, 신화와 설화에도 자주 등장한다.

최근에 들어서는 돼지가 질병과 장애로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인체장기를 대신하는 `바이오 이종장기`로 활용하는 길이 열리며, 이른바 음식부터 장기까지 아낌없이 주는 동물로 떠오르고 있다.

10일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장기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첨단 생명공학기법을 활용해 유전자를 제거하거나 삽입한 돼지를 개발해 장기, 조직, 세포를 사람에게 활용하는 방법이 연구되고 있다.

종이 다른 동물의 기관과 조직을 이식하는 `이종이식용 돼지`의 시작은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립축산과학원에서 2009년 태어난 돼지 `지노(XENO)`는 돼지에게는 있지만 사람은 없는 알파갈 유전자 일부를 없앤 돼지다.

알파갈 유전자는 α-1, 3-갈락토스 등 돼지 등 포유류에는 있지만, 인간 등 영장류에는 없어 장기를 이식하면 거부반응이 나타난다.

이 때문에 돼지 장기를 그대로 이식하면 몇분 안에 초급성 거부반응을 일으키는데 지노는 그 원인 자체를 제거했다.

이후 지노 한 마리에서 수백마리에 달하는 후대가 태어났고, 최근에는 그 후손 중 일부를 활용해 췌도 세포, 각막, 피부, 뼈 등을 영작류에 이식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지노에 이어 탄생한 돼지 `믿음이`는 알파갈 제거뿐만 아니라 사람의 면역유전자인 특정 단백질이 세포에서 발현되도록 유전자 2개를 조절했다.

믿음이는 지노보다 향상된 이종이식 성적을 거뒀다.

믿음이의 장기와 조직을 이식받은 원숭이의 경우 심장은 60일, 각막은 400일 이상 기능을 유지했다.

믿음이의 짝인 `소망이`는 특정효소유전자인 `아데노신삼인산 분해 효소`가 발현되는 돼지로 이종이식 후 발생하는 혈액 응고를 완화하기 위해 개발됐다.

믿음이와 소망이의 교배로 유전자 3개가 조절된 돼지가 생산되고 있다.

가장 최근에 탄생한 `사랑이`는 지노, 믿음이, 소망이의 유전자 편집 내용을 몸안에 모두 지니고 있어 초급성, 급성, 혈관성 면역거부 반응을 모두 제어할 수 있을 것을 기대되고 있다.

농친청은 믿음이와 소망이는 다 자라 후대를 생산했고, 후대 중 유전자 3개가 모두 들어간 돼지를 사랑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임기순 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 동물바이오공학과장은 "앞으로 바이오 이종장기용 돼지 개발 목표인 임상 적용을 위해 기준에 부합한 결과를 달성하도록 추가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바이오, 의료소재 분야 등 축산업의 다양한 발전방향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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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이식 부작용인 혈액응고를 억제할 수 있는 돼지 `소망이`를 축산과학원 연구진이 품에 안고 있다.
사진=농진청 제공
이종이식 부작용인 혈액응고를 억제할 수 있는 돼지 `소망이`를 축산과학원 연구진이 품에 안고 있다. 사진=농진청 제공
믿음이와 소망이의 후손인 `사랑이`. 사랑이는 축산과학원에서 개발한 이종이식용 돼지의 모든 기능을 몸에 담고 있다.
사진=농진청 제공
믿음이와 소망이의 후손인 `사랑이`. 사랑이는 축산과학원에서 개발한 이종이식용 돼지의 모든 기능을 몸에 담고 있다. 사진=농진청 제공
사람의 면역유전자를 몸에 품고 태어난 `믿음이`
사진=농진청 제공
사람의 면역유전자를 몸에 품고 태어난 `믿음이` 사진=농진청 제공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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