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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눈 서울특파원이 본 한국

2019-01-09기사 편집 2019-01-09 14:5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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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한국인] 마이클 브린 지음/장영재 옮김/실레북스/528쪽/1만9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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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더 타임즈', '가디언' 등지에서 서울특파원을 지낸 마이클 브린은 한국과 북한 문제를 오랫동안 지켜봐 온 저널리스트다.

36년째 한국 생활을 하고 있는 그는 고국보다 대한민국에서 산 세월이 더 길다. 푸른 눈을 가졌지만, 대한민국의 정치, 경제, 문화를 바라보는 시선 만큼은 누구보다 날카롭다.

브린은 20년 전 '한국인을 말한다'라는 책을 통해 사회와 경제, 정치적인 면에서 한국 사회를 진단했다. 이번에는 한국인에 집중해 우리사회의 아픈 부분을 짚었다.

책은 '한국인은 누구인가'를 논하는 첫번째 키워드로 세월호의 비극을 훑는다. 그는 세월호를 써 내려가면서 '가라앉은 배는 탐욕스러운 한국의 상징이다. 탐욕의 대가는 무고한 인명의 희생이었다', '사고의 표면을 걷어내자 불법 과적, 선박 소유주 가족의 횡령, 규제 당국의 태만, 비겁함 등 한국인에게는 익숙한 부패한 무능력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며 거침없이 일갈한다. '예수와 토종 메시아들'이라는 키워드에서는 표현이 더욱 대담하다. '한국의 신자들은 자선과 타인에 대한 봉사보다는 종교를 믿음으로써 현생에서의 성공에 도움을 얻는 쪽에 더 관심을 두는 경향이 있다'고 비판한다. 그러면서 성경을 공부하면서 남편의 승진을 위해 기도하는 한 소모임 교회를 비판한다.

그렇다고 비판의 날만 세우는 것은 아니다. '한국인은 창조적이며 멋지고 섹시한 사람들' 이라던가 '세계는 이미 한국을 선진국으로 간주한다' 등의 말로 칭찬을 한다.

또 브린은 세계 최빈국 중 하나였던 한국이 이룬 성취를 '세 가지 기적(경제적 성취와 민주화, 문화 한류)'으로 표현하며 한껏 치켜 세우기도 한다.

브린은 그러면서 "이 나라는 너무나 역동적이고 대단했다. 한국인들은 고대의 거대한 투석기에서 뒤로 잡아당겨졌다가 발사된 사람들처럼 미래를 향해 돌진하고 있었다"며 한국의 발전상을 평가했다.

이 같은 성과는 20세기 그 어느 나라도 이루지 못한 것이며, 한국처럼 20세기 들어 식민 통치에 시달리다 해방된 다른 피지배 국가들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유일무이하고 믿을 수 없는 업적이었다는 점을 브린은 강조한다.

그는 2018-2019 격동의 대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는 한국의 전망도 제시했다. 경제 발전을 일컬었던 한강의 기적이 민주주의의 발전이라는 두 번째 기적을 낳았으며 남한이 주도하는 북한과의 통일이라는 세 번째 기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 있다고 강조한다.

외국 기자들이 너무 역동적(too dynamic)이라고 지적할 만큼, 때로는 제도와 법마저 무시하는 한국인의 '뜨거운 기질'과 즉흥성, 포퓰리즘(대중 영합)을 제어할 수 있는 지도자가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브린은 "이제 한국에는 국민 대다수가 원하거나 옳다고 믿는 것이라도 거스를 수 있을 정도로 강한 지도자가 필요하다"면서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이라는 말이 거리 시위나 온라인 항의에 의해 의사 결정이 이뤄진다는 의미가 아니며, 안정된 민주주의는 대의제도와 법치에 기반을 둔다는 것을 이해하는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원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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