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아쿠아맨

영화 `아쿠아맨` 스틸 이미지
영화 `아쿠아맨` 스틸 이미지
맛있는 음식을 만들기 위한 중요 요소 중 하나는 신선한 재료를 쓰는 것이다. 아무리 요리 실력이 뛰어나더라도 상한 식재료를 사용한다면 고객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없다. 조미료 등으로 음식의 맛을 끌어올리는 데도 한계가 있다.

영화 `아쿠아맨`은 영화의 가장 기본 요소인 스토리를 놓친 채 부차적 요소에 과도하게 치중한 영화다. 엉성한 플롯을 토대로 미모의 주인공과 화려한 액션, 생동감 넘치는 CG 등으로 관객들의 이목을 사로잡지만 그뿐이다. 결국 짜임새가 부족한 극의 전개는 영화를 눈요기 거리 외에 주목할 요소가 없는 킬링타임용 영화로 전락시켰다.

영화의 줄거리는 비극적인 사랑 속에서 태어난 존재가 땅의 아들이자 바다의 왕, 심해의 수호자로 거듭나는 내용이다. 주인공 아서 커리(제이슨 모모아)는 인간인 아버지 토마스 커리(테무에라 모리슨)와 아틀란티스 제국의 여왕인 어머니 아틀라나(니콜 키드먼) 사이에서 태어났다. 서로 어울릴 수 없는 두 집단의 존재가 만나 사랑을 나누는 이야기는 흔하지만 감정을 자극하는 매력적인 소재다. 영화 셰이프 오브 워터, 타이타닉, 로미오와 줄리엣 모두 이질적 집단의 일원이 만나 벌어지는 비극과 사랑을 그리고 있다.

아서 커리는 아틀란티스의 왕위를 찾기 위해 전설의 무기를 찾아 모험을 떠난다. 반은 인간이고 반은 아틀란티스인인 아서는 물속에서 숨을 쉴 수 있고 빠른 속도로 이동과 전투가 가능한 `인어 히어로`다. 또한 아서의 특별한 능력 중 하나는 해양 생명체와 소통을 할 수 있다는 점인데 이것이 향후 아서가 아틀란티스의 왕좌를 거머쥐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히어로물에 등장하는 영웅들의 옆에는 항상 조력자가 있기 마련이다. 어머니 아틀라나의 부탁으로 또 다른 아틀란티스인인 벌코(윌렘 데포)가 다가와 아서를 훈련시켜 아서의 능력은 더욱 강해진다.

한편 아서의 배다른 형제인 옴(패트릭 윌슨)은 바다를 오염시키고 본인들의 영토를 위협하는 인류와의 전쟁을 선포한다. 아서가 이러한 옴의 계획에 맞서며 왕좌를 두고 싸우는 과정에서 이복형제의 갈등이 그려진다. 지상의 인간들에게 `아쿠아맨`으로 불리는 아서는 인간과 아틀란티스인의 피가 섞인 반쪽짜리 영웅이지만 전설의 무기를 얻으면서 진정한 영웅으로 거듭난다.

아틀란티스의 영웅 서사는 지루하지만 전투씬은 액션 히어로 장르에 걸맞게 매우 화려하다. 물을 소재로 곳곳에서 전투를 벌이는 장면은 박진감이 넘친다. 특히 수중 전투씬들은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아서가 그의 연인이자 조력자 메라(앰버 허드)와 함께 심해로 진입하는 장면이나 옴과 대결하는 장면은 강렬하다. 또한 극의 주요 배경인 수중도시 아틀란티스를 이루는 여러 요소들을 CG로 구현해 다소 몽환적인 느낌을 준다.

`아쿠아맨` 코믹스를 바탕으로 2011년 만화가 제프 존스가 만든 작품에서 영감을 얻어 새롭게 탄생한 이 영화는 화려한 볼거리에 비해 부족한 서사적 완성도로 아쉬움을 자아냈다.

영화를 보다보면 화려한 볼거리가 가득해 눈은 즐거운데 머릿속은 정지해있는 시간이 연출된다. 진부한 서사, 촌스러운 캐릭터, 단조로운 플롯 무엇 하나 관객의 가슴을 뛰게 만들지 않는다. 화려한 볼거리도 중요하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탄탄한 스토리다.

김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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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쿠아맨` 스틸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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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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