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종시의원들의 태도가 연일 도마에 오르고 있다.

한꺼번에 월정수당 47%를 대폭 인상하는 의정비 조정안을 두고 시민들을 설득하기 보다는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불도저식 태도는 시민들에게 당혹감을 일으켰다.

지난달 21일 열린 현장 공청회 일정은 하루 전 날 공지됐으며, 그마저도 시민들이 참여하기 어려운 평일 낮 시간에 진행됐다. 번갯불에 콩 굽듯 끝나버린 공청회에 이어 지난 4일에는 시의회 홈페이지에 기본적인 공문서 요건도 제대로 갖추지 않은 허술한 조례안을 입법예고 했다.

시의회의 불통(不通)은 전부터 자주 질타의 대상이 됐다.

도시재생 뉴딜사업 예산을 전액 삭감하고, 무상교복 지원방식에 혼란을 가중시킨 것도 모자라 상식 선을 넘어서는 의정비 인상폭 결정 과정은 시민들의 분노를 부채질 했다.

시민이 어떤 고민을 하는지 들어볼 시간도, 의지도 없는 `셀프인상` `불통인상`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공청회 자리서 지금은 경제가 매우 어렵다는 것을 알아달라며 호소한 시민의 의견은 공허한 외침으로 남았다.

세종시 의정비 심의위원회를 거쳐 시장과 의장에게 보고된 의정비 인상안이 수정되거나 철회될 가능성은 적어보인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지난달 기자단과의 송년 오찬자리에서 "세종시의회는 기초의회가 해야 할 업무까지 처리하고 있고 의원들이 밤을 새 열심히 일하고 있다"며 직접 시의원들을 챙겼다.

오랜 시간 의정비가 동결돼 있었고 단층제 행정체계로 업무가 많다는 해명도 이해는 가지만, 의정활동에 가장 우선시 해야 할 시민 공감대가 빠져있는 듯 하다. 의정활동은 소신도 중요하지만 감동과 공감이 선행돼야 한다. 공감 없는 의정활동은 실망으로 다가오고, 쌓이면 회복할 수 없는 불신으로 번질 수 밖에 없다.

올해는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 원년으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을 만큼 세종시에 중요한 해다. 시민주권특별자치시를 자청한 세종시가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시의회도 그 품격에 맞는 태도를 갖춰야 한다.

세종시민들이 시의회의 지난 모습을 회고할 때 한결같이 시민 편에서 목소리를 내며 본분을 잊지 않는 시의원들로 떠올릴 수 있길 기대한다. 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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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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