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권 주요 대학병원의 레지던트(전공의) 부족 현상이 심각하다. 비인기과 기피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는 데다 수도권 집중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탓이다. 일부 과의 경우 지원자가 전혀 없는 현실이라니 진료와 더불어 미래 의료인력 양성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적지 않다. 대전지역 종합병원들만으로는 역부족인 상황인 만큼 보건 당국 차원의 해법 제시가 절실하다고 하겠다. 전공의가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병원 모두의 공통 현상이다. 보건복지부가 지역 대학병원의 전공의 부족 사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하는 이유다.

충남대병원과 건양대병원, 을지대병원은 지난 3-4일 2019년도 전공의 추가 모집에 나섰다. 지난해 전기 모집에서 모집 정원을 채우지 못해 다시 한번 인력 확보에 나섰음에도 지원자가 거의 없어 정원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건양대병원만이 산부인과를 제외한 모든 진료 과에서 모집 정원을 채웠을 뿐 충남대병원과 을지대병원은 정원의 20% 정도가 부족한 상황이다. 비인기과로 꼽히는 흉부외과와 병리과, 외과, 비뇨의학과 등이 특히 심각하다. 하반기 추가 모집을 통해 정원 확보에 나선다는 게 해당병원들의 계획이지만 충원이 어느 정도 이루어질 지 의문이다.

종합병원에서 전공의의 역할은 상상 이상으로 크다. 하지만 인력이 크게 부족하다 보니 전공의 보조 없이 수술을 하는 사례가 나타나는 등 곳곳에서 공백이 생기고 있다. 위급한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적절한 대처가 쉽지 않아 곤란에 처하는 건 불문가지다. 전공의 수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진료의 질이 하락할 수 밖에 없다. 전문의 양성에도 차질을 빚는 것은 물론이다. 전공의는 수련 과정을 통해 국민 건강을 책임지는 핵심 의료인력이라는 점에서 수련 비용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을 확대해 봄직하다. 지역종합병원들로서도 기피 진료과 전공의를 유인할 만한 근무 여건을 마련하는 등 공백 해소를 모색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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