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따뜻한 물 6컵씩 마시자

한해가 지나갔고, 새해가 밝았다. 누구나 연초가 되면, 새로운 다짐과 목표를 세운다. 그것이 비록 지난해에 찬란한 실패를 경험했던 것이라도, 우리는 그것을 반복한다. 특히 금연과 다이어트, 영어공부가 그렇다.

이중에서도 다이어트는 참으로 어려운 목표가 아닐 수 없다. 이것은 인간의 기본 욕구인 식욕에 끈끈한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은 눈으로 취하는 모든 욕망도, 식욕을 넘어 설 수 없음을 보여준다. 다이어트는 `방법`을 몰라서 실패하는 영역은 아니다. 이미 지식과 정보가 넘쳐난다. 각종 식이요법과 운동방법이 무수하게 공유되고 있다. 다이어트의 성패여부는 `실행`의 영역에 있지, 그 밖에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그 누가 부인하겠는가.

한방다이어트는 인체에 정체된 습(濕)을 비만의 원인으로 본다. 결국 핵심은 인체 내부에 유입되는 습을 최대한 차단하는 것과 이미 정체된 습을 효율적으로 배출하는 것이다. 너무 간단하지 않은가. 믿지 못하겠지만, 이게 가장 확실한 다이어트 방법이다. 쓰레기를 만들지 않거나, 쓰레기를 빨리 버려야 깨끗해지는 방 청소와 같은 이치다.

많은 다이어트 전문가들이 외치는 저칼로리 식단, 고단백질 섭취, 저탄수화물 섭취는 습의 유입을 막자는 것이다. 산책과 달리기, 배드민턴, 수영과 같은 유산소 운동과 헬스장에서 주로 하는 근력운동은 혈액순환을 개선시키고, 땀을 배출하며 지방을 연소시켜 습을 배출하는 것이다. 다이어트의 요체는 결국 습의 차단과 배출이 관건인 것이다.

실패를 자주하면, 마음이 침체된다. 반면에 `작은` 성공을 자주하면 자신감이 올라간다. 다이어트 실패에도 불구하고, 새해를 맞아 꿋꿋하게 새롭게 다이어트를 계획하는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작은`실행과 `작은` 성공이다. 일단 아침은 절대로 굶지 말자. 물은 하루에 따뜻하게 6컵을 마시고, 탄산음료는 끊자. 삶은 달걀과 오이를 준비해서, 입이 궁금할 때마다 이것을 먹자. 간식을 먹기 전에는 일단 물을 한 컵 마시자. 뇌는 갈증과 식욕을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자신에게 맞는 쉽고 간단한 식습관 루틴을 만들어 볼 것을 권한다.

예컨대 이렇게 해보는 것은 어떨까. 일상에서 커피나 탄산음료가 생각날 때는 녹차, 율무차, 진피(귤껍질)차, 옥수수수염차를 기호에 맞게 따뜻하게 먹는 것이다. 식사를 마치고 2시간이 지나면, 알람을 맞춰 3분이나 5분씩 규칙적으로 스트레칭이나, 체조를 해보는 건 어떨까. 이렇게만 해도 피로감을 줄이고, 혈액순환을 개선시켜 습의 정체를 막아준다.

목표도 소박하게 세워보자. 한 달에 1㎏만 빼자. 6개월 동안 바지 사이즈를 1인치만 줄이자. 이처럼 목표도 자신의 상황에 맞게, 건강에 맞게 단계적이고, 점진적인 방법으로 세워보는 것도 좋겠다. 방학이 맞물리며 한해가 시작되는 지금 가장 바쁜 곳은 점 집과 성형외과라고 한다. 다이어트만큼 효과적인 성형도 없고, 얼굴이 예뻐지는데 관상이 나빠질 턱이 없다. 선현들이 사랑한 고전 `중용`에는 `높은 곳에 오를 때는 낮은 곳부터(登高自卑)`라는 말이 나온다. 누구나 여러 번에 걸쳐 실패했다면 쉬운 일이 아니다. 다이어트를 계획한다면, 크게 성공하려하지 말고, `작게` 성공해보자. 김정수 원광한약국 한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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