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용 신임 을지대병원장 인터뷰

김하용 제16대 을지대병원장이 향후 병원 운영 계획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을지대병원 제공
김하용 제16대 을지대병원장이 향후 병원 운영 계획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을지대병원 제공
1981년 대전 중구 목동에서 문을 연 을지대병원은 2000년대 서구 둔산동 도심으로 자리를 옮기며, 지역의 대표 종합병원으로 성장해 왔다. 그동안 양적인 성장은 물론 최신 의료기술 및 장비의 적극적인 도입을 통해 지역의 의료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역할도 함께 해 왔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지속되고 있는 간호사 인력 부족과 함께 연이은 노조 파업은 을지대병원의 성장을 잠시 주춤하게 만들었다. 지난해 12월 병원장으로 취임한 김하용 원장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김 원장을 만나 을지대병원의 중장기 청사진을 담아봤다.

- 20여 년간 근무해 온 을지대병원의 원장으로 취임했다. 소감 또한 남다를 것 같은데.

"1997년 을지의과대 개교와 동시에 을지와 연을 맺었고, 을지대병원이 2004년 중구 목동에 이어 새로운 둔산 시대를 열고 중부권 최고의 병원으로 자리매김 해가는 모습을 지켜봐 왔다. 때문에 병원장 취임은 개인적인 기쁨과 영광이기는 하지만 막중한 책임감과 사명감도 느끼고 있다. 둔산 이전 당시만 해도 1000여 병상의 큰 규모, 수준 높은 인력과 시설로 시작했지만 10여 년의 세월동안 조금 주춤한 것 같은 느낌이 있다. 이제 을지대병원 제2의 도약기를 만들어 보자는 생각으로 병원을 이끌어 나갈 생각을 가지고 있다."

- 오랜 시간 병원과 함께 해 온 만큼 자부심도 클 것 같다. 을지대병원만의 장점을 설명한다면.

"1981년 개원 이후 40년에 가까운 세월동안 지역 사회에 깊게 뿌리를 내렸고, 진료나 연구적인 측면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해왔다고 생각한다. 또 우리 병원은 그동안 다빈치 수술로봇, PET/CT를 이용한 미세 암 진단 등을 지역 최초로 도입하는 등 최신 의료 기술 및 장비 도입에 발 빠르게 대처해 왔다. 이러한 시도는 지역 의료 수준 향상의 토대가 됐고 앞으로도 계속 진행될 것이다. 또 병원에서 근무하는 교직원들이 가장 큰 자랑이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훌륭한 의료진들이 `을지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함께하고 있다."

- 을지대병원의 병상은 둔산 이전 당시에 비해 크게 줄었다. 원인이 무엇인가.

"간호 인력의 서울 대형병원 쏠림 현상 등으로 인해 지방에서는 간호사 수급이 어렵다는 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간호사 수와 병상 규모는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에 간호사가 줄면 병상 또한 감소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병상 수를 유지하는 것도 좋지만 의료질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인력에 맞춰 병상 수를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인력에 대한 고려 없이 병상 수를 유지하다보면 직원들의 피로감이 가중될 수 밖에 없다. 당초 수준으로 회복을 목표로 하지는 않지만 750 병상 내외로 확충할 계획은 가지고 있다."

- 지난해 을지대병원의 파업 위기 당시 노사 합의를 이끌어내는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비결이 있다면.

"누가 잘하고, 누가 누구를 설득하고의 문제는 아니었다. 이미 2016년과 2017년 두 번의 파업을 거치면서 병원 자체가 무너져 내리는 것을 이미 경험했다. 일단 직장이 살아나야 한다는 절박감이 노사를 하나로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이번만큼은 파업을 막아야 하고, 진료를 더 이상 포기하면 안 된다는 절박감이 주효했던 것 같다. 때문에 이번 노사 교섭에서는 서로 잘 듣고, 서로의 의사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했다. 사측은 교직원들의 노동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려 했고, 노조는 병원의 효율적인 경영을 위해 어떻게 협조하는 것이 좋은지를 고민한 덕분이다."

- 새로운 한 해가 됐다. 병원장 취임 후 실질적인 첫해라고 볼 수 있는데, 향후 병원 운영계획이 궁금하다.

"간호 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생각한다. 또 환자들의 원내 동선이 편안해 지도록 안내를 강화하고, 예약도 여러 진료과 연계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특히 진료 분야에 있어서는 응급 의료와 만성·노인성 질환에 대해 특화시켜 나갈 생각을 가지고 있다. 먼저 대전 지역에서 유일한 권역외상센터를 활용해 중증 외상이나 심근경색, 뇌졸중 등 응급의료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갈 것이다. 또 인간의 수명이 늘어남과 동시에 여러 퇴행성 질환들도 증가하고 있다. 이에 퇴행성 질환에 대한 적절한 진료 체계는 물론, 노인들이 편안하게 진료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나갈 예정이다."

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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