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중이염

그래픽=김현민
그래픽=김현민
인간의 귀는 소리를 듣고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중요한 기관이다. 이러한 귀는 해부학적으로 귓바퀴에서 고막 직전까지를 `외이`, 고막에서 달팽이관까지를 `중이`, 달팽이관과 반고리관 등을 합한 `내이`로 구분한다. 중이염은 이중 중이에 발생하는 모든 염증을 의미하며 소아에서 발생하는 세균성 감염 중 가장 흔하다. 대다수의 중이염은 저절로 회복되지만 드물게는 염증이 머리 안쪽으로 퍼져 뇌수막염과 같은 무서운 합병증이 생길 수도 있다. 또 특별한 증상 없이 소리만 들리지 않는 난청 증상만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소아에서 생기는 난청은 2차적으로 인지발달의 장애를 불러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중이염 예방을 위해서는 개인위생 관리와 면역력 강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중이염은 알레르기나 바이러스 질환에 의해 이관(耳管, 유스타키오관)이 폐쇄돼 발생하며 귀의 통증과 진물, 청력 소실 등 증상을 동반한다. 특히 중이염은 어린이 10명 중 8명은 한 번쯤 앓았을 정도로 유아나 소아에게 흔하게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살펴보면 우리나라에서 중이염으로 의료기관을 찾는 환자 수는 한 해 200 만명 수준이다. 2014년 222만 1791명, 2015년 216만 255명, 2016년 227만 4890명, 2017년 221만 959명 등이다. 특히 10세 미만 환자가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남성에서는 106만 3329명의 중이염 환자가 발생했는데 0-9세에서 절반이 넘는 62만 2053명(58%)의 환자가 나왔다. 여성 0-9세 환자의 경우에는 57만 1747명을 기록, 전체 환자 114만 7643명의 49%(57만 1747명) 수준을 보였다.

◇중이염의 종류= 중이염은 급성 중이염, 삼출성 중이염, 만성 중이염 등으로 크게 구분되며 만성중이염은 다시 진주종성 중이염과 비진주종성 중이염으로 나뉜다. 시기적으로 급성 중이염은 발병 후 처음 3주간을 의미하며 통증과 난청, 때때로 발열이 동반된다. 반면 삼출성 중이염은 발열이나 통증 등 증상 없이 이관 장애로 인해 고막 안에 물만 차 있는 경우인데 귀가 먹먹하게 느껴지며 유아 및 소아에서는 특별히 증상을 호소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만성 중이염은 고막의 천공이나 진주종의 형성을 볼 수 있는데 잦은 이루, 즉 귀의 진물을 호소하게 된다.

◇중이염의 원인= 중이염은 상기도 감염의 전파, 환자의 면역상태, 생활 환경, 알레르기의 유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지만 이 중 이관의 상태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코 뒤쪽에 위치한 비인두와 중이(中耳)는 이관에 의해 연결돼 있고 이관은 중이강의 공기를 비강과 환기시키고 병원균으로부터 중이강을 보호한다. 또 중이의 점액 등을 비강으로 배출하는 기능을 하는데, 이러한 기능의 장애가 발생할 경우 중이염으로 이환될 수 있다.

◇소아에서의 중이염= 소아의 경우 급성 중이염과 삼출성 중이염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급성중이염의 경우 열이 나고 귀가 아파 쉽게 증상을 알아차릴 수 있는 반면 삼출성 중이염의 경우 먹먹해 잘 안 들리는 증상 이외에 아무런 증상이 없어 환아나 보호자가 알 수 없는 경우도 많이 있다. 대부분의 삼출성 중이염의 경우 90% 이상이 자연적으로 호전되므로 이에 대해 두려움을 가질 필요는 없다. 오히려 발열이나 부비동염 등 다른 동반된 질환이 없는 경우에는 장기간의 항생제 사용이 내성 등의 문제를 키울 수 있으므로 정확한 의사의 진단과 적절한 약물의 사용이 중요하다. 하지만 3개월 이상 지속되는 삼출성 중이염의 경우 고막의 함몰과 이에 따른 유착성 중이염으로의 발전해 장기간 난청으로 인한 학습장애가 발생 할 수 있고 중복장애나 발달장애가 있는 경우 조기에 환기관삽입술 등 처치가 필요하다.

◇성인에서의 중이염= 성인의 경우에는 만성중이염이 주로 문제가 되는데, 과거보다 현재 생활환경이 꾸준히 좋아지고 개인의 면역력이나 위생상태도 좋아지면서 유병률은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만성중이염 중 진주종성 중이염의 경우 이관의 장애나 중이 내 환기장애로 발생되는 경우가 많아 유병률이 줄어들고 있지 않고 있다. 진주종성 중이염은 점막으로 이뤄진 중이강에 피부와 같은 편평상피 층이 자라 들어가 내부에 각질이 쌓이면서 주위 뼈를 녹이면서 내부로 진행하는 질환으로 대부분의 경우에 수술이 필요한 질환이다.

◇진단 및 치료= 귀에서 진물이 반복되거나 난청이 진행되는 경우 고막의 진찰과 청력검사를 통한 진단이 필요하다. 특히 진주종성 중이염의 경우 합병증의 빈도는 과거에 비해 많이 줄어들었지만 방치할 경우 어지러움이나 안면마비, 심한 경우 두 개내 합병증을 보이는 경우도 간혹 발생한다. 또 60세 이상 성인의 경우에는 중이염이 아니더라도 매년 청력검진을 통해 노인성 난청 등 질환에 대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중이염 예방법= 중이염을 조기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개인위생을 청결히 하고 음식의 고른 섭취와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면역기능을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감기에 걸렸을 경우 감기와 함께 상기도 염증에 대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은데 특히 비염이나 축농증, 편도염 등 질환은 조기에 발견해 치료를 받을수록 경과가 좋다. 만약 만성적으로 고막에 천공이 있는 경우 수영장이나 목욕탕 등에서 귀에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박영문 기자

도움말= 김동기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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