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23사단 폭설 속 혹한기 훈련. 사진=연합뉴스
육군 23사단 폭설 속 혹한기 훈련. 사진=연합뉴스
살을 에는 찬바람이 불던 지난 3일 강원도 평창군 황병산 동계훈련장에서 육군 3공수여단 장병들이 설원 위를 뒹군다. 얼음이 가득찬 계곡물도 장애물이 되지 않는다. 얼었던 손에는 어느 덧 땀이 난다. 영하 10도에 30㎝ 두께로 얼어붙은 홍천강을 깨부수는 장갑차. 화생방부대의 연막차장과 육군항공의 공중엄호를 받으며 125m 너비의 하천 건너편으로 진격한다. 동장군의 기승도 장병들에겐 먹히지 않는다.

겨울철 전시 작전 수행 능력을 높이기 위해 진행하는 혹한기 훈련 풍경이다.

혹한기 훈련은 육·해·공군 전부대를 막론하고 각 군 특성과 임무에 맞게 짧게는 5일, 길게는 10일 간 해안과 내륙지역 침투 작전과 함께 대테러작전, 해상통합사격 등 일상 훈련과 동일한 전술훈련으로 진행된다.

말이 영하 10도이지, 체감온도는 영하 20도 가까이 되는, 그야말로 극한의 인내를 요구하는 군대훈련의 `끝판왕`이다.

육군 1군단 예하 25사단은 지난 7일부터 11일, 오는 21-25일 경기도 파주, 양주, 연천 일대에서 혹한기 전술훈련을 한다.

훈련기간 중 파주와 양주, 연천 일대 37번·367번 국도 등에서 다수의 인원과 장비가 이동할 예정이다.

앞서 육군 제1607부대와 23사단은 지난 달 17-21일 강원 동해안 6개 시·군에서 지상협동훈련과 혹한기 훈련을 진행했다.

이 중 특히 특전사의 혹한기 훈련은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부여된 임무를 완수해야 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특전사의 혹한기 훈련 내용은 생존 훈련부터 산악무장 정찰훈련, 산악·전술스키, 전술행군 등 겨울철 전장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실질적인 과제들로 구성된다.

올해는 과거의 혹한기 훈련과 사뭇 다른 모습도 보였다.

지난 3일 강원도 평창에서 진행된 특전사 혹한기 훈련에선 AI 기술을 덧입혔다.

특전사들은 이 훈련에서 피아식별 장비와 개머리판, 레이저 표적지시기, 탄알집, 확대경 등 육군이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워리어 플랫폼으로 무장한 채 훈련에 나섰다.

혹한기 훈련의 가장 큰 적은 매서운 추위다. 훈련하며 추위를 이겨내고 임무를 완수해야 하는 게 목표지만 이 외에도 장병들이 취침할 천막과 지휘소 설치도 만만치 않은 고통의 과정이다. 언 땅 위에서 제 역할을 못하는 삽과 곡괭이로 천막을 치는 건 예상보다 지난한 과정이라고 장병들은 입을 모은다.

육군 관계자는 "혹한기 훈련은 어떤 상황에서도 장병들이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중요한 훈련"이라며 "앞으로 육군은 미래형 첨단 워리어 플랫폼을 갖춰 미래 선도형 과학군으로 변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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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제11기계화보병사단 소속 장갑차가 홍천군 매봉산 사격장에서 수십㎝ 두께의 얼음을 깨고 강을 건너는 파빙 도하 훈련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연합뉴스
육군 제11기계화보병사단 소속 장갑차가 홍천군 매봉산 사격장에서 수십㎝ 두께의 얼음을 깨고 강을 건너는 파빙 도하 훈련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연합뉴스

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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