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새해가 밝았다. 새천년 2000년이 시작되어 이제 20년차에 들어서고 있는 것이다. 새천년이 시작될 때 우리의 기대는 매우 컸다. 당시는 IMF 시기로 현실의 위험을 뛰어넘는 희망을 새로운 천년에 기대하는 심리적인 이유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사이에 IMF를 벗어나긴 했으나 과연 우리가 기대했던 희망의 세상이 펼쳐지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1999년 1인당 GDP는 1만불이 안되었으나 이제는 3만불에 이르고 있으니 이것만 보면 우리는 경제적으로 최소한 세 배는 더 풍요로워 졌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과연 20년 전보다 세 배 정도 더 행복해졌다고 할 수 있을까?

IMF 이후 지금까지 나타난 사회 변화는 매우 다양하다. 살아남거나 새롭게 출현된 기업들은 재정적으로 훨씬 투명해지고 건실해졌다. 글로벌 경쟁력이 강화되어 지금의 대한민국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과 함께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의 다른 한축이 된 것은 한류가 아닌가 한다. 케이팝(K-pop)과 같은 음악과 문화의 세계화는 관련된 문화관광, 음식(K-food), 뷰티산업뿐만 아니라 전자 및 자동차와 같은 제조업, 나아가 대한민국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왔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IMF 이후 그동안 국민소득도 증대되고 국가경쟁력도 강화되었다고 하나 요즘 들어 우리나라는 경제성장의 속도는 한층 느려지고 있다. 또한 한동안 우리나라를 경제모델로 생각하고 추격하는 것으로만 생각되던 중국은 이제 세계 경제와 과학기술을 선도하는 위치에 있어 우리를 크게 위협하고 불안하게 하고 있다.

그래서 그동안의 경제발전에도 우리가 마냥 박수를 칠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경제성장 속도의 저하도 문제이지만 동시에 재화 배분의 양극화도 또한 큰 문제가 되고 있다. 경제성장이 이루어져도 고용이 크게 증대되지 않고 성과의 과실이 일부에게만 돌아가는 것 현상이 일반화되고 있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이나 주52시간제도에 따른 근로시간 단축 등이 기업의 성장을 저해한다고 불만이다. 반면에 청년들과 많은 직장인들은 사람다운 생활을 하기에는 임금이 너무 적어 불만이고, 근로시간이 단축되어도 여유시간을 즐기기보다는 아르바이트나 하나의 직업을 더 가져야만 살 수 있을 것이며, 고용의 유연화가 이루어진다면 개인의 삶은 더욱 불안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즉, 지금 경영자들은 경영비용이 부담이 되어 기업이 문을 닫아야 할 처지라고 하소연하고 근로자들은 굴뚝위로 올라가서라도 생존권을 보장받고자 하는 상황에 있는 것이다.

경영비용의 문제뿐만 아니라 소위 4차산업혁명시대의 새로운 산업의 도입에 따라 기존 산업이 궁지에 몰리는 경우도 있다. 최근의 택시업계와 승차공유서비스간의 갈등이 하나의 예일 것이다. 조만간 인공지능과 초연결 기술을 바탕으로 인간을 대신하는 로봇 및 스마트 팩토리 등이 증대되면 단순히 노동력을 제공하던 인간은 많은 일자리를 잃게 될 수 있다.

이제 우리는 중국과 같은 위협을 극복하면서 새로운 4차산업혁명시대에 새로운 산업을 포옹하면서 경제발전을 이루어야 한다. 그러면서도 근로자들의 일자리도 담보해 고용을 통한 사회안정화도 이루어야 하는 상황이다. 즉, 인공지능과 자율자동차가 우리 생활을 윤택하게 하면서도 모든 이들이 행복하게 일을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모순과 같은 이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이는 사회적인 차원에서 커다란 합의가 있어야 가능할 것이다. 새로운 기술과 산업이 우리사회에 도입되는 과정에서 우리는 이에 대한 사회적 영향에 대하여 함께 고민하고 논의하여야 한다. 즉, 모든 이해당사자들은 모두 공론화의 공간에 모여 더불어 살아가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소위 부자와 빈자, 산업의 변화에 따라 쇠퇴할 기업과 번성할 기업, 이들이 모두 함께 상대방의 입장에서 경청해주고 고민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잠재적으로 피해가 예상되는 산업과 관련 근로자들에게 새로운 산업과 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특히 이러한 논의에는 정부와 사회도 모두 참여해줘야 할 것이다.

최병욱 한밭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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