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규 중부대학교 교수
김덕규 중부대학교 교수
"21세기를 젊은 여성으로 산다는 건 축복입니다."

이는 몇 해 전, 힐러리 클린턴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대학생들을 위한 강연에서 한 말이다. 인문학과 과학 기술의 융합, 정보와 기술에 대한 통합적 접근, 그리고 어떤 현안에 대한 도덕적, 미학적 사고가 중요시되는 세계적인 추세는 여성에게 유리한 환경조건으로 보인다.

오랜 기간 유지 돼온 남성 중심 사회는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루며 인류의 진보를 이끌었다. 하지만 남성 특유의 조직문화와 권위주위적 질서 체계는 과도하게 경직된 문화를 만들며, 입신양면의 수직적 가치를 우선시하는 풍조와 함께 사회 계층 간 양극화를 그 부산물로 남겼다.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온 세상에서는 새로운 기술과 기계가 인간보다 월등한 능력과 광범위한 영향력을 끼치게 된다. 현재는 불확실해 보이는 것들이 미래에는 곧 표준이 되고 자본보다는 혁신성을 가진 나라가 더 큰 잠재력과 경쟁력을 지니게 된다.

이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새롭게 탄생된 첨단의 산물들을 어떻게 통제, 견인, 선도할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합의다. 더불어 올바른 `가치관`에 기반을 둔 인재의 등용이 절실히 요구된다. 즉 어떤 정책이나 목표에 맞춰 배출되는 인재가 아니라 약자를 돌볼 수 있는 용기와 지혜로 첨단과학의 불확실성을 치유할 수 있는 모성애적 자질을 갖춘 지성이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도 불구하고, 본받을 수 있는 다양한 분야의 여성 롤 모델이 우리에겐 현저히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그저 화려한 조명을 받는 가수나 연기자, 스포츠 선수에 치중된 느낌이다. 예쁜 미모의 여배우를 흉내 내지 않고, 남성중심의 관료주의적 비즈니스 문화를 혁신할 여성 CEO와 리더를 양산해 내야 한다.

`어떻게 하면 여성들이 결혼과 자기 생활의 균형을 이룰 수 있을까?` 국가와 사회는 이를 고민해야 하고, 여성 스스로도 자기 발전을 위한 부단한 노력과 세상을 위해 공헌하려는 연습을 해야 한다. 그저 남성의 뒤에 숨어 보호 받으려는 안일함에서 깨어 나와, 새롭고, 용감하고, 혁신적이며, 타인에게 헌신적인 자신들의 자화상을 묘사해 볼 필요가 있다.

의존보다는 자유를, 기존 질서에 대한 순응보다는 진정한 삶을 위한 껍질 깨기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하며, 여성 스스로가 기꺼이 `힘든 선택`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김덕규 중부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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