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읽기]그해 가을 외

◇그해 가을(유은실 지음·권정생 원작·김재홍 그림)=한국아동문학의 빛나는 별, 작가 권정생의 산문 `그해 가을`이 그림책으로 탄생했다. 제6회 권정생 창작기금을 수상한 동화작가 유은실이 원작의 감동을 그대로 살리되 그림책에 맞게 새롭게 글을 쓰고 화가 김재홍이 그림을 그렸다. 교회 문간방에 살던 청년 권정생이 장애아 창섭이를 만난 순간이 한 편의 슬프고 아름다운 동화처럼 펼쳐진다. 권정생의 삶과 생각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이야기와 스산한 가을날에 벌어진 비극적인 사건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묵직한 그림이 깊은 울림을 전한다.

지적 장애와 지체 장애가 있는 열여섯 살 창섭이는 교회 문간방에 사는 나(권정생)를 가끔씩 찾아온다. 비 내리는 어느 가을날, 창섭이는 내게 찾아와 배가 고프다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집에 먹을 것이 없어서 배고픔을 참기 위해 창섭이와 함께 찬송가를 부른다.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난 뒤, 주일 예배를 마치고 만난 창섭이는 내게 배가 아프다고 말한다. 난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창섭이 옷을 대충 여미고 떼밀어 쫓아 보내는데... 창비·56쪽·1만 3500원

◇오늘은 뻥튀기 먹는 날(이미자 지음)=지식 지혜 시리즈 꿈터 그림책 61권. 강원도 산골에서 태어나 시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작가의 작품 `오늘은 뻥튀기 먹는 날`에서 요즘 아이들은 부모님의 어린 시절을 늘 궁금해 한다. 이 책은 아이들에게는 옛날이야기지만 어른들에게는 잊지 못할 추억인 동시에 먹거리가 귀해서 명절에나 군것질거리를 만날 수 있었던 어린 시절 뻥튀기에 대한 세 남매의 이야기다. 설날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준다. 예스러운 모습과 한복, 이불, 장독대, 마당, 매일 설날이었으면 좋겠다는 세 남매의 생각 등 익살스러운 아이들의 모습을 섬세하고 재미있는 그림으로 담았다. 꿈터·56쪽·1만 3000원

◇눈 오는 날의 생일(이와사키 치히로 지음·엄혜숙 옮김)=`창가의 토토`를 그린 이와사키 치히로는 수채화와 수묵화를 결합한 화풍으로 일본뿐 아니라 세계에서 사랑받는 화가이자 그림책 작가다. 평생 어린이를 작품 테마로 삼았고, 생전에 반전 및 반핵 운동에 앞장선 것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눈 오는 날의 생일`은 생일을 앞둔 아이의 두근거리는 마음을 투명한 수채로 섬세하게 그려 낸 그의 대표작이다. 실제 겨울에 태어난 이와사키 치히로의 유년의 추억이 깃든 각별한 그림책으로, 작가 탄생 100주년을 맞아 한국에서 새롭게 펴낸다.

내일은 치이의 다섯 번째 생일. 하루 먼저 생일을 맞은 동무의 생일잔치에 초대받은 치이는 들뜬 나머지 그만 케이크의 촛불을 꺼뜨리고 만다. 창피한 마음에 도리어 토라져 버린 치이. 엄마에겐 생일 같은 건 싫다고, 내일 아무것도 필요 없다고 말했지만, 별님에게만은 속마음을 털어놓는다. 별님만 알고 있는 치이의 소원은 이루어질까? 미디어창비·36쪽·1만 2000원

◇에멀린 팽크허스트(리즈베스 카이저 지음·아나 산펠립포 그림·박소연 옮김)=Little People, Big Dreams 1권. 영국의 여성참정권론자인 에멀린 팽크허스트의 이야기다. 세 살 때 글을 깨친 에멀린은 책을 읽으며 책 속 주인공처럼 자신도 옳은 일을 위해 싸우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영웅이 되겠다던 어릴 적 꿈을 나침반 삼아 자신의 역할을 정하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사회운동에 뛰어든다.

계란으로 바위 치기와도 같은 상황만 반복되지만, 에멀린은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그리고 결국 여성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얻어낸다. 영국의 이러한 움직임은 유럽으로, 전 세계로 퍼져 오늘날의 세상을 만들어 냈다. 어린아이의 마음에서 시작된 꿈으로 오늘날의 우리는 예전보다 평등하고 자유로운 세상을 살고 있는 것이다.

`리틀 피플 빅 드림즈`는 어릴 적 꿈을 수십 년에 걸쳐 만들어 간 사람들의 이야기다. 디자이너와 예술가에서 과학자와 사회운동가까지 여성에 대한 편견, 사회가 만들어놓은 한계, 개인적 고통이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잃지 않고 도전하여 어릴 적 꿈을 이뤄낸 여성들의 이야기는 자신만의 꿈을 갖기 시작한 아이들에게 큰 감동과 깨달음을 줄 것이다. 달리·36쪽·1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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