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전설득] 로버트 치알디니 지음/김경일 옮김/ 21세기 북스/456쪽/1만8000원

처음 보는 상대에게 메시지를 확실하게 전달해 내 의도대로 흘러가도록 할 방법이 있을까?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

전세계 세일즈맨과 마케터들에게 `구루`로 불리는 로버트 치알디니 박사다.

치알디니 박사는 이런 퀴즈를 낸다.

"당신이 의사결정권을 가진 VIP와 함께하는 중요한 회의에 들어간다면 어느 자리에 앉아서 발표하는 것이 좋을까."

치알디니 박사가 권하는 자리는 VIP 바로 맞은편이다.

치알디니 박사는 "당신이 VIP의 바로 옆자리에 앉아서 그보다 먼저 말한다면 당신이 말하는 동안 VIP는 자신이 말할 내용을 되새기고 있을 것"이라며 "VIP를 설득하고 싶다면 맞은편에 앉아 초점을 당신에게 맞추는 사전 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조언한다.

즉, 설득을 잘하는 사람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꺼내기 전에 상대방이 그 메시지를 받아들이도록 준비하는 과정인 이른바 `초전 설득`에 최적화 돼 있다고 말한다.

그의 신간 `초전설득`에는 마케팅으로 활용되고 있는 초전설득 사례가 많이 수록돼 있다.

와인 상점에서 `독일 음악`을 들은 경우에는 `독일 와인`을 구매할 확률이 더 높았으며, `프랑스 음악`을 들은 경우엔 `프랑스 와인`을 구매할 가능성이 더 높았다. 또 레스토랑 이름이 스튜디오 17일 때보다 스튜디오 97일때 사람들이 더 비싼 음식값을 치를 의향이 있었다.

이는 사전 경험이 나중에 일어나는 일에 영향을 미친다는 심리학적 결과다. 심리학에선 이를 프레임(frame), 닻(anchor), 점화(primes), 마인드세트(mindset), 첫인상(first impression) 등으로 불리는 개념과 일맥상통한다.

초전설득의 핵심은 타이밍이다. 치알디니 박사가 말하는 초전 설득을 위한 절호의 타이밍은 말 그대로 찰나의 순간이다.

저자는 앞서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설득의 심리학`에서 설득의 6가지 불변원칙(상호성, 호감, 사회적 증거, 권위, 희귀성, 일관성)이 `초전 설득` 전략에도 유효함을 설명한다. 더불어 `연대감`(Unity)의 원칙도 덧붙여 설명한다.

연대감은 `함께 존재하기`와 `함께 행동하기` 두가지 프레임으로 강화된다. 함께 존재하기 단계에서 연대감은 민족, 장소, 공동의 이익 등에 기초할 수 있는데, 개인이 한 그룹의 구성원으로써 더 많은 것을 알게 될 수록 단결 효과는 더 강해진다. 함게 행동하기 단계에서는 친밀감과 지지, 다른 사람의 운동적, 감각적, 청각적, 정서적 차원에 맞춰서 동조하기, 지속적으로 상호 교류하기, 공동으로 창작하기를 통해 나와 타인이 통합된 느낌이 들게하고 서로 호감을 느끼게 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이런 과정을 통해 사람들을 초전 설득하면 싸우기 전에 이길수도 있고, 고객이나 회사 주주가 좀더 확고하게 회사를 지지하게끔 만들수도 있다고 설명한다.

원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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