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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새해 첫날 대전 둔산지구대 경찰관24시

2019-01-01 기사
편집 2019-01-01 18:09:27
 김성준 기자
 

대전일보 > 기획 >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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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 민원·주폭 만능 해결사

첨부사진1대전 둔산지구대에서 야간 근무하고 있는 경찰관들 / 사진=김성준 기자


"누군가는 꼭 해야 하는 일이니까 경찰로서 맡은 바 소임을 다할 뿐입니다."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순간에도 지구대 경찰관들은 치안 최일선 현장에서 묵묵히 시민 안전을 책임지고 있었다.

새해 첫날인 1일 자정 12시쯤 대전 둔산지구대에는 10명의 근무자들이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시민들이 새해 분위기를 만끽하는 순간이 지구대 경찰관들에게는 가장 숨 가쁜 시간이었다. 주취자 발생 신고가 평소보다 많아지는 탓이다.

이날 자정 12시 35분쯤 주취자가 길에 쓰러져 있다는 신고를 받고 김원일 경위 조가 즉각 출동에 나섰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들은 술에 취해 둔산동 시청 인근 길바닥에 쓰러져 있는 A씨를 발견하고 부축해 지구대로 데려왔다. 지구대에 와서 연신 구토를 하며 의식을 차리지 못한 A씨는 결국 인근 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A씨가 떠난 자리에 남아있는 토사물을 치우는 일은 고스란히 경찰의 몫이었다.

김 경위는 "이 시기에 주취자 신고가 많이 들어오는데 나가보면 인사불성인 경우가 많아 힘들다"며 "구토에 욕설은 기본, 폭행까지 당할 때면 힘이 많이 빠진다. 지구대 바닥은 항상 토사물 범벅이라 청소하기 바쁘다"고 하소연했다.

지구대 직원들은 오전 7시부터 12시간, 오후 7시부터 12시간 일을 하는 주·야간 근무체제로 일한다. 주·야간 1회씩 일하고 주간, 야간, 비번, 휴무로 근무를 하고 있다.

잠자는 시간이 일정하지 않은 탓에 지구대 경찰들은 만성피로에 시달린다. 거기에 악성 민원으로 인한 스트레스까지 더해져 각종 소화제나 위장약이 필수품이다.

잠시 한숨 돌리는가 싶더니 새벽 2시 20분쯤 또 다른 출동 사건이 발생했다. 술을 먹고 식당 내부에서 행패를 부리는 사람이 있다며 신고가 들어온 것.

대전 서구 둔산동 한 식당으로 출동한 경찰들은 난동을 부린 B씨를 붙잡았다. 경찰은 B씨가 더 이상 난동을 부리지 않고 술에 취해 조사가 불가하다고 판단해, 신원확보 뒤 추후 조사 일정을 통보하고 귀가조치했다.

하지만 이때부터 술에 취한 피해자 일행은 출동한 경찰들에게 고성과 욕설을 내뱉기 시작했다. B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였다. 경찰들은 온갖 조롱과 욕설에 시달리며 피해자 일행들을 달랠 수 밖에 없었다.

이날 현장에 출동한 배진형 경위는 "모든 수사는 도주우려,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면 불구속 수사 원칙을 전제로 피해결과에 따라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야간에 유흥가가 밀집된 둔산동 일대에서는 이 같은 주취자 관련 사건은 흔한 일이다. 이날 새벽 3시까지 들어온 신고 대부분도 주취자 관련 신고들이었다.

이종학 둔산지구대 3팀장은 "새벽마다 주취자들을 상대하는 것은 고되지만 경찰로서 당연히 감내해야 하는 일"이라며 "2019년 한 해도 현장에서 시민들 치안을 담당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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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2대전 둔산지구대에서 한 만취자가 119구급대원들에게 이송되고 있다. / 사진=김성준 기자


첨부사진3대전 둔산지구대에서 한 만취자의 구토를 받아내는 경찰관 / 사진=김성준 기자


첨부사진41일 오전 2시 20분쯤 신고를 받고 둔산동 한 술집으로 출동한 경찰들 / 사진=김성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