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범 대전시티즌 선수
황인범 대전시티즌 선수
올 한 해 프로야구 한화이글스와 프로축구 대전시티즌 등 지역 연고 프로스포츠구단은 `성적`과 `흥행`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은 의미 있는 시즌을 보냈다.

한화는 올 시즌 11년 만에 포스트시즌(가을야구)에 진출하며 만년 하위권에서 탈출한데다 흥행몰이까지 일으키는 돌풍의 주역이 됐다. 대전은 경영에서 잡음이 일고 있지만 성적에선 K리그2(2부리그)로 강등된 2015년 이후 3년 만에 나름 호성적을 보이며 K리그1 승격 희망의 불씨를 지폈다. 두 프로스포츠구단의 올 시즌을 정리해본다.

△`성적·흥행 모두 비상` 한화이글스=한화이글스의 올 시즌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반전의 해였다. 시즌 초 최하위권으로 분류됐지만 한화는 예상을 뒤엎고 화려하게 비상했다.

정규시즌 3위(77승 67패, 승률 0.535)로 마치며 11년 만에 진출한 가을야구에서 한화는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비록 넥센에 1승 3패하며 플레이오프 진출엔 실패했지만 한화의 내년 시즌에 기대감을 갖게하기엔 충분했다.

한화는 KBO리그 만년 하위권이었다. 한화의 변화는 `레전드` 한용덕 감독이 사령탑으로 오면서부터 시작됐다.

한 감독은 부임하지마자 `주전급 선수층(depth) 강화`를 기조로 내걸었다. 한화는 다른 팀에 비해 노장 선수가 많은데다 선수층이 얕아 주전급에서 부상자가 생기면 공백을 메우기 조차도 어려웠다. 한 감독은 팀 체질 개선에 나섰다. `실력 위주 기용`을 선언하고 베테랑이라도 나태하거나 집중력이 떨어지면 과감히 배제했다. 반면 젊은 선수여도 가능성을 보면 기용에 주저하지 않았다. 한 감독의 이런 팀 운용은 `이기는 경기`로 연결됐다. 흥행은 덩달아 따라왔다. 한화는 올 시즌에만 모두 72번의 대전 홈경기에 73만 4110명의 누적 관중을 기록했다. 이는 한화구단 역사상 최다 관중 기록이다. 여기에 시민 숙원인 야구장 신축까지 공약으로 추진되면서 열기는 더 뜨거워지고 있다. 그러나 빈약한 토종 선발진과 대체자원이 약한 야수진 등 과제도 만만치않다. 한 감독은 당초 부임 마지막 해인 2020년에 가을야구 진출을 목표로 했지만 이젠 상향 조정됐다. 한화의 내년 시즌이 기대되는 이유다.

△`잡음해결 선과제` 대전시티즌=대전시티즌은 올 초 출발부터 삐걱댔다. 김호 대표이사의 경영 방식은 일부 팬들과 마찰을 빚었고 성적도 2부리그 중 하위권이었다. 그러나 시즌 중반인 8월부터 외국인 선수들이 안정적인 기량을 뽐내며 경기를 이끌어갔고 4위로 2부리그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5위 광주FC와의 준PO에서 승리하며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했지만 아쉽게도 거기까지였다.

대전은 올해 2부리그로 강등된 이후 3년 만에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하는 쾌거를 보이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비록 1부리그 승격은 좌절됐지만 희망을 엿 본 시즌이었다.

2018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황인범은 스타플레이어로 등극했고, 키쭈·가도예프·뚜르스노프 등 외국인선수 등도 대전 주축으로 성장했다. 황인범이 복귀한 9월 말 이후 흥행도 성공했다. 10월 대전 경기를 찾은 관중수는 4000여 명으로 평균 관중수인 1500여 명의 두 배로 늘었다.

그러나 성적 외에서의 대전은 낙제점을 맞으며 개혁 대상에 오르는 등 창단 이래 험난한 한 해를 보내고 있다.

김 대표의 독선적 경영과 부진 등을 이유로 올 초 일부 팬들과 마찰을 빚은 데 이어 이달 초엔 이사진 4명과 감사 2명이 김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며 동반 사직하기도 했다. 대전은 내년 올해 충원한 선수 중 최대 24명을 감축하는 등 대대적 개혁에 나선다. 1부리그 희망을 쏜 한 해였지만 개운치 않은 뒷 맛을 남긴 시즌이기도 했다.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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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쭈 대전시티즌 선수
키쭈 대전시티즌 선수
한용덕 한화이글스 감독
한용덕 한화이글스 감독

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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