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 통한 호기심 유발, 이공계 문화 확산 첫발

7살 아이들이 고사리 같은 손으로 실험을 하겠다고 열심히 뭔가를 만들지만 쉽게 결과를 내지 못해 속상해 한다. 아직 글을 깨치지 못해 보고서를 그림으로 그려도 되냐는 질문과 함께 실험한 내용을 보고서에 그리고 또 색칠한다.

대전시 생활과학교실의 유아대상 과학수업의 풍경이다. 흔히 과학의 시작은 초등학교 3학년 과학 교과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그 즈음이 엄마들은 학교에서 아이들이 배워온 과학이론을 어떻게 이해시킬지 고민하고 교과과정과 더불어 문제집을 풀려가면서 이해시키려 노력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는 입시와 취업에 있어서 이공계가 유리한 상황에 `과학을 얼마나 잘 하는냐`는 무척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 연구과제를 진행하면서 늘 고민이 됐던 부분은 과학을 시작하는 데 있어 이론을 기초로 한 수업이 효율적인 것인가 아니면 실험을 통해 과학 이론을 익히는 것이 좋은 것인가이다. 2005년 한국과학창의재단을 통한 생활과학교실 사업의 목적은 이공계문화의 확산 이었다. 그 당시 이공계를 기피하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었고 과학이 어렵다는 인식이 강한 시기였기에 정부는 학교에서 진행하기 어려운 실험들을 주변 시설인 주민자치센터 등에서 진행을 하며 실험을 통해 아이들의 과학적 호기심과 관심을 일으켜보고자 시작됐다. 2018년 현재는 생활과학교실의 전국참여기관들의 노력으로 `학교 밖 과학실`이라는 과학문화확산사업으로 정착해 한국과학창의재단의 우수 운영사업으로 진행이 되고 있는 것을 보면 이 사업이 어느 정도 큰 성과를 내고 있는 듯 하다.

과학의 시작을 어디에 초점을 두고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대전시의 약 2000명의 아이들을 끌고 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에서 최근 몇 년 간 정리된 바로는 체험을 통한 호기심과 궁금함에서 시작이 되는 것이라고 나름 정의를 내렸다. 내용을 알지 못하지만 체험을 해봄으로써 `저것이 왜 그럴까?` `어떻게 하면 저렇게 되지?`라는 호기심과 `내가 해보면 어떨까?`라는 동기부여가 아이들에게 있어서 과학의 시작이 아닌가라는 생각과 아이들이 보고 느낀 실험을 통한 시작이 좀 더 효율적 일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정리되고 있다.대전시는 과학을 접하기 좋은 환경으로 이뤄진 지역적 특색을 가지고 있다. 대전국립중앙과학관과 대덕특구연구단지 등 국책연구기관이 있고 이 곳에서 이뤄지는 견학체험은 아이들에게 많은 과학의 시작을 도와주고 호기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시설들이다.

개인적인 경험상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것이 수원에 있는 삼성이노베이션뮤지엄을 방문했던 기억이다. 뮤지엄을 처음으로 들어가면 우리나라 전자 산업이 어떤 부분까지 구현해 내고 있고 어느 지점에 도달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영상을 마주하는데 이는 우리가 흔히 주변에서 생각하는 과학과는 다른 의미인 이노베이션(혁신)이라는 단어가 뭘 의미하는지를 느끼게 해줬다. 그 영상을 보고난 뒤에 견학하게 된 여러 가지 과학적인 원리들 전기, 조명, 통신의 역사와 기본원리 및 적용과 가전의 변천사를 통한 과학기술의 발전, 이를 바탕으로 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변천사와 모바일의 기능의 변화 등 과학기술과 산업의 흐름을 이해하기가 훨씬 좋았던 부분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 부분이라 이후에도 2번 정도 아이와 함께 찾아가 보기도 했다. 다른 기관들을 통해 기초과학의 지식을 잘 배울 수 있는 곳이 많지만 이곳은 과학이 산업으로 어떻게 발전해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는 것인지를 알려 줄 수 있는 곳이었다.

과학은 내 주변에서 어떤 것이 구현되고 생활의 편리함이 얼마나 충족되는 것이냐와 같은 이유에서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그 시작이 호기심을 낳을 것이고 행동성과로 인해 이이들은 과학에 대한 흥미와 관심을 가질 것 이라고 생각된다. 이를 위해 아이들에게 많이 보여주고 체험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며 더불어 관련된 생각을 이끌어 내주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본다.

앞서 말했듯이 이공계분야에 대한 인식이 변화해 유아대상 과학교실 수업에 참여하는 아이들도 많이 늘고 있다. 이 아이들이 지금 당장 실험을 통해 과학의 이론을 깨치거나 적용원리를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호기심으로 시작된 과학이 아이들에게는 친근하게 느껴지고 훗날에는 과학에 대한 이해심을 높이게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오늘도 생활과학교실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박선영 충남대 생활과학교육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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