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자리 램프 만들며 지구과학·ICT 궁금증 해결

올해 대전시 `학교 밖 생활과학교실`은 창의과학교실 10개소, 나눔과학교실 28개소 등에서 이뤄졌다. 이 가운데 초중학생 대상 SW과학수업, ICT과학교실수업과 대전시립 손소리복지관에서 이뤄진 청각장애아동 대상 과학교실은 게임을 통한 학습, 별자리 램프만들기 등 특색있는 교실 풍경으로 지역 아동들의 이목을 끌었다.

◇SW 과학수업=대전시 생활과학교실은 기초과학학문 소양을 쌓고 실험 과정과 결과를 관찰하는 일에도 충실하지만 과학문화산업 기조에 발 맞춰 나가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SW산업과 교육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컴퓨팅 사고란 무엇인지 쉽고 재미있게 접근하는 수업을 운영중이다. 보드게임과 유사한 형태의 언플러그드 활동(컴퓨터 없이 컴퓨터 과학적 사고를 향상시킬 수 있는 학습 활동)으로 게임을 통해 논리적 사고를 연습할 기회를 제공한다. 순차, 반복, 조건의 과정을 거쳐 한 가지의 정답을 찾는 수업이 아닌 다양한 방법으로 문제 해결력을 기르고 성취감을 주고자 하는 것이다. 다음 단계로 태블릿이나 PC(플러그드)를 사용해 스크래치나 마이크로 비트 등의 프로그래밍 언어로 코딩을 하고 화면상에서 코딩의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마지막 단계로 프로그래밍 언어로 작성된 코드를 보드에 업로드해 로봇을 움직이게 하거나 조명등의 밝기나 색상을 변경하는 활동으로 마무리 한다. 모든 학생이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지만 시작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하는 수업으로서 의미가 있으며 호기심을 자극해 학생 스스로 길을 찾아가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SW과학교실은 올해 시 38개 기관에서 기수별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ICT 과학교실 수업=올해 충남대학교 생활과학교실에서는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ICT, SW를 융합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으며 이 가운데 가장 인기가 높았던 프로그램은 `별자리 우드램프`였다. 지구과학과 목공, ICT를 융합한 프로그램으로 황도 12궁과 계절마다 다른 별자리가 보이는 이유에 대해 알아보는 것으로 시작했다. 이해한 별자리를 바탕으로 아크릴판에 나의 탄생 별자리를 전동 드로잉펜으로 디자인한 뒤 목재를 재단하고 가공해 받침대를 만든 후 LED를 장착해 간접조명이나 장식으로 활용할 수 있는 목재 램프를 만들었다. 한 단계 나아가 아두이노와 스마트폰을 이용해 만든 무선조정 LED램프의 원리를 알아보고 램프의 LED 컬러를 원하는 색으로 바꿔보는 체험을 하며 별자리에 대한 학생들의 호기심과 흥미를 불러일으켰다. 수업에 참여한 대부분의 어린이들은 학교에서는 해볼 수 없었던 목재를 직접 가공해보고 전동 드로잉펜으로 아크릴판 그림을 그려보는 작업도 진행했다.

◇손소리복지관=생활과학교실은 많은 형태의 나눔과학교실을 운영하고 있지만 이중 장애아동들을 대상으로 생활과학교실을 진행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발달장애아동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과학교실도 있지만 올해는 대전시립 손소리복지관에서 청각장애아동들을 대상으로 운영됐다. 손소리복지관은 청각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시에서 운영하고있는 복지관이며 그 중에서도 생활과학교실은 코다(청각장애인 부모에서 태어난 일반 아이들이나 의사소통 부분에서 원활하지 않은 부분이 있는 아이들)인 아이들과 청각장애 아동들을 대상으로 과학교실을 진행했다. 강사들은 아이들이 처해진 상황에 대해 대략적인 이야기를 사회복지사를 통해 안내를 받고 수업을 진행했다. 수업 진행에 있어서 아이들의 난청으로 인한 의사소통의 어려움은 복지관에서 지원하는 수어 통역사를 통해 문제 없이 진행됐다. 아이들과의 수업은 아이들의 약한 청각으로 인해 다른 기관보다는 조금 더 큰소리와 왁자지껄하게 진행되기는 하지만 아이들의 얼굴에는 미소와 청각장애 아이들이라는 이유로 참여하기 어려웠던 과학수업에서 느끼는 신기함에 대한 마음을 엿볼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과학소외계층인 청각장애 아이들의 과학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 1월 5명으로 시작해 올해 말 15명을 넘어섰고 수업 운영횟수도 늘려 달라는 요청이 빈번하게 들어오고 있다.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과학수업에서 소외, 외면당해야만 했던 아이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아이들과 더불어 느끼는 삶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앞으로 창의과학교실 나눔과학교실은 청각장애 아이들을 이해하기 위한 골전도 이어폰, 시각장애인들을 이해하기 위한 점자로 된 암호풀기 등과 같은 프로그램을 적용해 서로를 이해하는 기회를 제공해 나갈 계획이다. 주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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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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