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아 있는 모든 순간(톰 말름퀴스트 지음·김승욱 옮김)=`뉴욕타임스`, `가디언`이 강력 추천하고 각종 문학상을 휩쓸며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소설. 작가 톰 말름퀴스트는 스웨덴에서 두 권의 시집을 발표하며 평단의 호평을 받은 시인이다. `우리가 살아 있는 모든 순간`은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를 써내려간 첫 소설이다. 반복되는 일상은 너무나 견고하고, 때론 지겨울 만치 평온하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 이 삶이 얼마나 부서지기 쉬운 것인지 깨닫지 못하고 살아간다. 하지만 소중한 사람들과의 마지막 순간은 당장 다음 주에 찾아올 수도 있다. 이 책은 한 순간에 일상이 무너져 내린 어느 평범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다산책방·384쪽·1만 4800원

◇꿈꾸는 나비의 작은 날개짓(지재 지음)=`꿈꾸는 나비의 작은 날개짓`은 누구나 일상에서 부딪힐 만한 문제들과 현대인들이 안고 살아가는 고민들을 담고 있다. 서로 다른 성격과 생각을 가진 세 주인공들의 이야기와 그들이 나누는 대화는, 이러한 문제와 고민들을 깊게 생각해보게 한다. 이 책은 문제를 제시하고 다양한 의견을 이야기하지만 답을 알려주지는 않는다. 서로 다른 세 친구가 각자의 답을 찾아가는 것과 같이 독자도 함께 고민하며 자기만의 답을 찾아가도록 이끈다. 몽무·128쪽·1만 3800원

◇이익에게 관용을 배우다(설흔 지음)=다산 정약용의 정신적 스승이자 조선 후기 실학의 기틀을 마련한 성호 이익의 삶과 사상을 통해 모두가 더불어 세상을 만드는 법을 담았다. 이 책은 조선 후기 실학을 집대성한 성호 이익의 삶과 사상을 젊은 선비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재구성한 책이다. 당쟁에 휘말려 입신양명의 꿈을 접어야 했음에도 사회에서 소외당한 사람들의 삶에 대한 관심을 잃지 않고 모두가 더불어 잘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애쓴 이익의 삶을 통해 관용의 의미와 가치를 배울 수 있다. 위즈덤하우스·244쪽·1만 4000원

◇예정된 위기(안병진 지음)=안갯속 북미 협상, 교착은 시작부터 예견됐다. 한반도는 편견과 오해로 지속된 `예정된 위기`를 극복하고 비핵화를 이룰 수 있을까?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한반도의 미래를 어렴풋이나마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 바로 `쿠바 미사일 위기`다.

세기의 핵 담판으로 알려진 `쿠바 미사일 위기`는 1962년에 끝나지 않았다. 오히려 미국과 소련이 미사일 맞교환이라는 빅딜을 성사시킨 그 순간 다시 시작돼 트럼프 시대에도 진행 중이다. 위기가 해결될 기미가 보이면 협상 조건을 올리는 미국, 기회를 날려버리기 위해 노력하는 듯한 쿠바, 잔혹하다고 알려진 쿠바 지도자의 대변신과 교황의 협력. 마침내 미국과 국교정상화를 이뤘지만 위기의 불씨가 완전히 꺼지지 않은 쿠바섬의 과거·현재·미래는 한반도의 미래를 보여주는 수정구슬이다. `예정된 위기`는 새로운 프리즘으로 `쿠바 미사일 위기`를 조명해 새로운 시작으로 나아갈 때 반드시 짚어보아야 할 교훈을 제시한다. 모던아카이브·368쪽·1만 8000원

◇우리 몸이 세계라면(김승섭 지음)=지식을 만드는 데에는 돈과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니 돈과 시간과 권력을 가진 이들은 그것들을 유지하고 확장하는 데 필요한 지식을 만들려 한다. 결국 돈과 시간과 권력을 갖지 못한 이들은 지식의 대상과 범주에 들어가지 못한다. 사회역학자 김승섭 교수가 이 책에서 주목한 `생산되지 않는 지식과 측정되지 않는 고통`의 원인이 바로 여기에 있다.

이 책은 조선과 일제강점기, 중세 서양과 현대 서구, 시장과 병원, 대학과 회사를 종횡으로 오가면서, 어떤 지식이 어떻게 생산되는지, 어떤 지식은 왜 생산되지 못하는지를 살피며, 지식과 과학에 사회와 윤리가 따져 물어야 할 것들을 짚어간다. 동아시아·348쪽·2만 원

김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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