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학교수들이 2018년 올해의 사자성어로 `임중도원(任重道遠)`을 꼽았다고 한다. 임중도원은 `짐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라는 뜻이다. 전국 대학 878명의 교수를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라고 한다. 임중도원 다음으로 많은 교수들은 `밀운불우(密雲不雨)`를 선택하고 3번째로는 `공재불사(功在不舍)`를 꼽았다. 이 밖에도 몇 가지 선택한 사자성어가 있지만 대부분이 현실이 매우 어렵고 난관이 많으나 어려움이 있더라도 다시 한 번 돌아보며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뜻이 담겨져 있다.

올해를 몇 일 남겨 놓지 않은 끝자락에서 개인이나 정부 각자의 위치에서 돌아보면 생각한대로 되지 않고 여러 가지 장벽에 부딪혀있는 것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어렵고 힘드니까 하던 일을 모두 포기하고 새해 들어 모든 것을 새롭게 시작해야 할까. 그것은 아니라고 본다. 다만, 각자가 하던 일을 되짚어 보면서 잘못된 것이 무엇인지 찾아내고 그 잘못된 것을 개선해 새로운 자세로 다시 시작해 볼 필요가 있다. 연령과 대상에 따라 금년 한해를 평가하는 것이 다를 수 있다. 잘못된 것보다는 잘한 것을 찾아 희망적인 사자성어를 제시하는 사람도 있다. 따라서 개인이나 정부는 잘된 점과 잘못된 점을 함께 찾아내고 이를 토대로 새해에는 국민들에게 더욱 희망적이고 설레는 한해가 되도록 더욱 심기일전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흐르는 세월은 어떤 이에게는 아쉬움을 주기도 하지만 새로운 희망에 벅차 설레임을 주기도 한다. 많은 국민들은 올 한해를 돌아보면서 4월 27일 남북정상들이 처음으로 판문점에서 만나 다정하게 손을 잡고서 군사분계선을 넘나들던 모습을 잊지 않고 있다. 이 후로 전개된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과 백두산 방문 모습도 잊을 수가 없을 것이다. 비핵화를 전제로 이루어진 남북, 미북 간의 숨 가쁜 외교전은 국민들에게 커다란 소망을 주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북한이 약속했던 비핵화를 위한 움직임이 투명하지 못하고 기대한 것만큼의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자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우리 국민들에게는 적잖은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또한 경제적 측면에서 정부의 정책에 많은 기대감을 가졌던 국민들이 정부가 바라는 방향으로 효과가 나타나지 않자 적잖은 실망감을 나타내고 있다. 남북군사합의서를 두고도 찬반논쟁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노동현장에서의 불만은 갈수록 거세지고 여기 저기 크고 작은 사고들이 연일 발생하고 있다. 교육현장에서도 제도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사실 이러한 일들은 과거 정부에서도 양상은 다를지라도 있어 왔다. 중요한 것은 정부가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면 추진해왔던 정책들을 다시 한 번 분석해보고 잘된 점은 계속 이어가고 잘못된 점을 좀 더 국민들의 목소리를 들어 개선해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것이 진정한 소통이 아닐까. 2019년은 또 다시 새롭게 맞는 한해가 아니라 2018년의 연속선에서 북한이 진정으로 비핵화약속을 이행하고 남북 간의 갈등구조를 끊어내고 통일로 나아가는 의미 있는 한해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해본다. 북한도 이제는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어 함께 잘 살아갈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그런 멋진 해 말이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경제도 잘 풀리어 모든 국민들이 어깨를 쭉 펴고 활짝 웃는 한 해, 서로가 불만과 대립이 아니라 서로를 신뢰하고 존중하는 풍토가 조성되는 한 해, 좀 더 안전한 사회를 위한 시스템이 구축되어 모두가 편안하고 사고를 걱정하지 않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이제 2018년도 며칠 남지 않았다. 개인이나 정부 모두 지난 한해를 돌아보며 2019년 새해를 더 밝은 사회 더 밝은 미래를 향해 힘차게 달려갈 준비를 하는 연말이 되었으면 한다. 기해(己亥)년 새해에는 개인적으로 가진 소망과 정부가 추진하는 모든 일들이 진정으로 모든 국민들에게 희망과 설레임을 주는 따스하고도 희망적인 밝은 해가 되기를 한해의 끝자락에서 진심으로 기원해본다.

이세영 건양대 군사경찰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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