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캠페인 지난 한 달 모금 17억 원 중 공기업 비중 2600만 원 수준…사기업과 큰 차이

지난 18일 대전시청 로비에서 시민들이 얼어붙은 사랑의 온토탑을 뒤로 하고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진=빈운용 기자
지난 18일 대전시청 로비에서 시민들이 얼어붙은 사랑의 온토탑을 뒤로 하고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진=빈운용 기자
대전에 둥지를 튼 공기업이 `사랑의 온도탑`을 외면하고 있다.

기부의 온도를 올리려면 기업의 기부비중이 큰 폭을 차지하지만, 정작 사회적 책무를 가져야 할 공기업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형국이다.

23일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대전의 나눔온도는 28.5도로 16억 9147만 5000원이 모였다. 대전 사랑의 온도탑은 목표액 59억 3500만 원중 1%인 5935만 원 모금될 때마다 1도씩 올라간다. 총 기부금액은 17억 원에 가까워졌지만 이중 기업 모금 비중은 50% 수준인 8억 5000만 원 정도다.

문제는 사기업과 공기업의 기업 모금 비중이 현저히 차이가 난다는 점이다. 8억 5000만 원 중 현재까지 공기업이 낸 기부 금액은 2600만 원 수준으로 3.0%에 불과하다. 나머지 97%는 모두 사기업이 낸 기부 금액이다. 그나마 코레일이 지난 달 20일 열린 사랑의 온도탑 제막식에서 약정기부한 1억 원을 포함하더라도 10%를 조금 넘긴 11.7%다.

공기업의 소극적인 기부행태는 비단 올해 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사랑의 온도탑 전체 모금액 59억 3500만 원 중 공기업에서 모인 성금은 3억 5000만 원으로 5.8%에 불과했다.

한국수자원공사, 코레일, 한국철도시설공단, 한국조폐공사 등 대전에 본사를 둔 공기업 4곳의 적극적인 참여도 요구된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연중 2000만 원을 기부하지만, 사랑의 온도탑에는 기부 발길을 끊은 지 오래고, 한국철도시설공단, 한국조폐공사 또한 마찬가지다. 코레일의 경우 1억 원을 약정 기부하겠다고 했지만, 이 또한 2016년, 2017년에 비해 적게는 5000만 원에서 많게는 1억 원 정도가 줄었다. 지역본부를 둔 공기업 또한 예산 편성을 핑계로 소극적인 자세로 임하고 있다. 오히려 공식방침 없이 공기업 내 재직 중인 직원들이 자체적으로 십시일반 걷어 기부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기업이 통상 경기불황의 영향을 더 크게 받지만, 공기업의 기부 비중은 턱없이 떨어지고 있어 사회적 책무를 점차 져버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역의 한 공기업 관계자는 "과거에는 반강제적으로 급여에서 일부를 떼 기부에 동참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요즘은 그것마저도 없어 내부 방침이 있지 않은 이상 참여를 안하게 되는 게 사실"이라며 "이미 기부 관련 예산이 편성돼 있기 때문에 예산 범위가 넓어지지 않는 이상 기부금 확대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는 "매년 사랑의 온도탑 모금액 비중을 보면 절반은 기업 기부금이 차지하는데, 이중 공기업은 사기업에 비해 기부금액이 확연히 적다"며 "경기불황으로 자영업자 피해가 심각한 상황에서 공기업이 나서 이를 뒷받침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김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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