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 로고

[남극탐사기] 세종기지 30차 월동을 마치며

2018-12-20기사 편집 2018-12-20 08:38:57

대전일보 > 오피니언 > 사외칼럼

  • 페이스북
  • 구글 플러스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블로그
  • 네이버밴드
  • 폴라로
  • 핀터레스트

첨부사진1

작년 이맘 때 쯤으로 돌아가 보면 어느덧 월동을 마치고 다음차대에게 이수인계도 모두 마치고 한국으로 귀국을 준비하고 있었다. 우리차대는 신축연구동 증축이 있었기 때문에 다른 때보다 많은 인력들이 4월까지 체류하였다. 체류인원이 많다보니 기지에 방문했던 많은 분들이 불편했을 것이다. 특히 눈이 많지 않아서 기지뒤편의 호수에 물이 줄어들어 물 사용이 원활하지 않아 며칠에 한번 샤워를 할 수 밖에 없었다. 공사 때문에 발전기 사용량이 늘어나니 발전기 부하가 올라가 때로는 발전기 두 대를 동시에 가동한 적도 있었다. 신축하계 연구동에서 부상환자가 속출하였고, 하계 대원 한분이 응급상황까지 빠져 푼타아레나스로 후송하는 사례도 있었지만 다행히 큰 문제는 아닌 것으로 판명되었다. 열악한 환경에서 모두가 지혜를 모아 불편을 나눈 결과 신축 하계연구동은 공정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2017년 4월 아라온호에서 보급품을 내리고 건설폐기물을 싣는 작업도 쉽지 않았다. 경험이 없는 대원들이 많은 양의 컨테이너를 배에 시도 내리는 일, 그리고 기름을 배에서 기지로 밤새 받느라 많이 고생하였다. 4월 중순 아라온이 떠날 때 건설단인원도 모두 떠나고 30차 월도대원들만 남게 되었을 때는 좀 허전한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산적해 있는 일 처리하느라 무두 바쁘게 보냈다. 동계 기간에는 신축연구동에 비치할 가구들을 조립하느라 대원들이 정말 수고 많이 하였다. 건물이 미완성이다 보니 정리가 덜되어 먼지가 많아 작업환경이 열악했다. 대원들이 마스크를 쓰고 열심히 조립 해 준 결과 예상보다 빨리 조립을 마칠 수 있었다. 어려운 환경에서 불평 없이 가구조립을 완성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준 유지반 대원들과 적극 도와준 30차 대원들께 깊이 감사한다. 동지가 지날 즈음은 심리적으로 많이 위축된다. 해도 길지 않고 날씨도 좋지 않아 대부분 실내에서 생활해야 하기 때문에 사소한 일에도 민감해 질 수 있다. 여가 시간엔 체육활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풀었고, 여러 가지 이벤트들을 만들어 즐거이 지낼 수 있도록 노력하였다. 대원들 모두 서로 이해해 준 덕분에 무사히 넘길 수 있었다.

우리차대는 유난히 눈이 많이 왔다. 월동을 시작하는 2017년 초에는 가문날씨를 보인데 반해, 6월말에는 기온도 많이 내려가고 블리자드도 자주 불었다. 7월엔 기온이 많이 회복되어 눈과 비가 섞여오는 경우가 많았다. 8월부터 10월까지는 기지 앞 마리안 소만이 얼어서 보트운행을 할 수 없어 더 고립된 느낌이었다. 동계기간 중 에도 연구반 대원들은 본연의 연구업무로 모두 바쁘게 보냈다. 해양대원은 2개월에 한번 마리안 소만에 해수 채집을 하고 실험을 했고, 대기와 고층대기 대원은 장비 점검과 자료 백업을 수시로 해야 했다. 생물 대원은 토양채집과 오수상태 점검 하느라 바쁘게 보냈다. 이런 연구 활동은 유지반대원의 지원 없이는 불가능하다. 수시로 작동을 멈추는 장비를 수리해 주고 보트운행을 도와주고 중장비를 이용한 수송지원도 필수적이다. 세종기지는 주변에 외국기지들이 많기 때문에 수시로 왕래한다. 특히 하계에는 많은 과학자들이 연구협력을 위해 방문하고, 각종 체육행사나 기지창립기념일 행사, 동지 축제를 위해 서로 방문하며 월동의 어려움을 위로하고 필요한 물품도 주고받는다. 결코 짧지 않았던 긴 시간동안 묵묵히 자신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다른 대원들과 서로 화합 하며 월동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 해준 대원들께 감사드리며, 대원 모두 인생의 값진 경험으로 기억되길 바란다. 멀리서 격려해준 극지연구소 직원들과 무엇보다도 노심초사했을 대원들의 가족들에게도 고개 숙여 깊이 감사드린다.

김성중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첨부사진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