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들이 참변을 당한 강릉 펜션 사고는 일산화탄소 누출이 원인으로 드러났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숨진 학생들의 혈중 일산화탄소농도가 치사량을 훨씬 넘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현장감식에서 보일러와 배기구인 연통이 제대로 연결되지 않아 다량의 연기가 새나가는 것을 확인했다. 지난 7월 농어촌민박으로 신고한 문제의 펜션은 위생점검만 받았지 경보기나 보일러 등 시설점검은 없었다고 한다. 여가문화 확산으로 펜션 등이 늘어나고 있지만 기본적인 안전조차 미흡했다는 반증이다. 결국 우리 사회의 안전 불감증이 청소년들의 아까운 목숨을 앗아간 것이나 다름없다.

보일러 연통이 제대로 연결됐거나 가스누출 경보기라도 설치됐었다면 참사를 막을 수 가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이 같은 안전조치가 없었던 것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펜션 등 숙박시설은 가스경보기 설치를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최근 5년간 가스보일러 사고로 14명이 숨지고 35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스누출 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는데도 경보기 설치가 의무사항이 아니라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나마 야영 중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가 잦아지자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9월 야영장 시설에 경보기 설치를 의무화한 것이 고작이다. 하지만 가스누출 사고는 야영장만의 문제가 아니다. 펜션 등 숙박시설에도 경보기를 설치토록 법령을 정비해야 한다.

숙박·캠핑 시설에서의 안전사고는 증가하고 있다. 2014년엔 펜션 바비큐장에서 불이나 대학생 등 4명이 숨지고 2015년에도 글램핑장 전기누전 화재로 두 가족 5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처럼 캠핑장 사고로 최근 5년간 숨진 사람은 29명, 부상자는 44명이나 된다. 안전사고가 나면 대책에 부산을 떨지만 시간이 지나 유야무야되는 경우가 많다. 안전은 보여주기도, 거창한 구호도 아니다. 규정을 지키고 기본에 충실 하면 된다. 숙박과 야영시설도 안전의 기본부터 확립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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