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층 행정통계 인포그래픽.
자료=통계청 제공
중장년층 행정통계 인포그래픽. 자료=통계청 제공
"평생 전세살이를 전전하다 겨우 아파트 한 채를 장만했는데 쥐꼬리 월급으로는 감당이 안 돼 대출을 받았다. 이자 갚느라 허리가 휘다 못해 꺾인 채 살고 있다."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한 중소기업 근로자 박모(53·대전 대덕구) 씨는 이자를 비롯 원금상환으로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의 대표인 `58년 개띠` 이모(60·대전 중구) 씨는 올해 직장에서 퇴직했다. 먹고 살 것이 막막해진 이 씨는 최근 본인의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이 씨는 "생계를 위해 치킨집을 차렸는데 장사가 쉬운 일이 아니었다"며 "대출이자 납입일과 가게 월세 돌아오는 날이 가장 두렵다. 함께 창업한 동갑 친구들 모두 허덕이며 살고 있다"고 토로했다.

박 씨와 이 씨처럼 중장년층 인구의 절반 이상이 가계대출을 보유한 채 `빚` 부담에 시달리는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통계청이 발표한 `중·장년층 행정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중장년층 인구는 1996만 4000명으로 총인구의 39.4%를 차지했다.

이들 중 근로 및 사업소득이 있는 중장년층은 남성 81.8%, 여성 64.5%로 집계됐다.

소득이 있는 중장년층 중 남자는 연평균 4394만 원, 여자는 2015만 원으로 2.2배의 격차가 발생했다.

지난해 11월 1일 기준 금융권 가계대출을 보유한 중장년층은 55.2%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출받은 이들의 대출잔액 중앙값은 3911만 원으로 전년대비 7.7% 증가했으며, 이중 남성은 4607만 원, 여자 3000만 원으로 1.5배 수준의 차이가 벌어졌다.

특히 주택소유자의 대출잔액 중앙값은 7941만 원에 달했으며, 무주택자 2000만 원보다 4배 많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대출을 받은 사람 중 1억-3억 원 사이 고액구간 비중은 주택소유자의 경우 42.5%로 대다수가 과도한 빚 부담에 시달리고 있는 반면 무주택자는 14.4%에 불과해 큰 격차를 보였다.

더욱이 자영업자를 비롯한 비임금근로자의 대출잔액 중앙값의 경우 5654만 원으로 임금근로자 4448만 원 대비 1.3배 많아 빚 부담이 더 크게 발생하고 있었다.

주택을 소유한 중장년 인구는 812만 8000명으로 전체 중장년층 중 41.3%로 전년대비 0.6% 포인트 소폭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40대 초반이 주택소유 비율이 37.8%에 불과해 가장 낮았고, 60대 초반이 45%로 가장 높았다.

주택을 소유한 중장년층 중 주택공시가격을 적용한 가액별로는 6000만 원 초과 1억 5000만 원 이하가 35.1%로 가장 많았고, 1억 5000만 원 초과 3억 원 이하 31%, 6000만 원 이하 15.3% 등의 순이었다.

이 밖에 노후 대비책 중 하나인 `공적연금 및 퇴직연금`을 가입한 중장년층은 총 1439만 6000명으로 73.2%를 기록했으며, 남성의 가입 비중은 82.5%, 여성은 63%로 집계됐다.

연령별로는 50대 후반이 78.1%로 가장 높은 반면 60대 초반은 53%에 불과했다.

한편 `중장년층 행정통계`는 올해 처음 작성돼 공표되는 자료로 국내에 상주하는 만 40-64세에 해당하는 내국인을 대상으로 삼았다.

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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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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