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열과 오한 등의 증상으로 대표되는 인플루엔자(독감)가 대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10년 이후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수가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12월에 환자 수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경향이 있어 확산에 대한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17일 질병관리본부와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올해 48주(11월 25일-12월 1일) 인플루엔자 의사환자분율은 외래환자 1000명당 19.2명으로 전 주(13.2명)에 비해 6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인플루엔자 의사환자는 38도 이상의 갑작스러운 발열을 비롯해 기침이나 인후통 증상을 보이는 환자를 의미한다.

이는 예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신종플루로 불렸던 인플루엔자 A(H1N1)pdm09 형 바이러스가 맹위를 떨쳤던 200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09년 48주 인플루엔자 의사환자분율은 외래환자 1000명당 28.3명을 기록했으며 이후 2010년 대에는 지난해(11.4명)가 가장 높았다.

특히 올해의 경우 예년보다 빠르게 유행주의보가 발령(11월 16일)된 데다, 12월에 본격 유행에 접어드는 인플루엔자의 특성 때문에 긴장감을 더 키우고 있다. 지난해 대전에서는 총 4만 3838명의 인플루엔자 환자가 발생했는데 이중 절반이 넘는 54%(2만 3801명)의 환자가 12월에 나왔다. 같은 해 11월에 503명의 환자가 나온 것을 감안하면 40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올해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지역 주요 대학병원을 방문한 인플루엔자 환자 수를 살펴보면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151명, 건양대병원 140명, 을지대병원 52명, 충남대병원 63명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15일을 전후해 대전성모병원 287명, 건양대병원 384명, 을지대병원 170명, 충남대병원 158명으로 크게 증가한 상황이다.

임정우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하루에 아무리 못해도 15-20명의 인플루엔자 환자를 볼 정도로 이달 들어 환자 수가 크게 증가했다"며 "방학 기간 이후에는 소강상태에 접어들겠지만 그 이전까지는 계속 증가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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