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인해 겨울철 불우이웃을 향한 도움의 손길이 줄고 있다.

전국을 비롯해 대전에서는 매년 연말연시에 `사랑의 온도탑` 희망나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지만 모금액이 예전 같지 않아 `20년 연속 목표 달성`에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올해는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해마다 2% 내외로 올려 잡았던 목표금액을 지난해와 동일하게 동결시켰음에도 모금이 예전 같지 않다고 대전공동모금회 측은 설명했다.

소외계층의 난방비 등을 지원하는 규모도 줄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대전시지회에 따르면 소외계층의 난방비 지원 등을 위한 착한가게 신규 가입 규모는 지난해 97곳에서 올해 17곳으로 80곳이 줄었다.

20년 전인 1998년에도 IMF 등의 여파로 극심한 경기침체를 겪으면서 대전의 독거노인, 장애인가정, 소년소녀가장 세대는 유난히도 추운 겨울을 보냈다. 경제난 여파로 온정의 손길이 1997년에 비해 현격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대량실직, 결식아동, 노숙자문제가 가장 큰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사회·종교단체의 불우이웃돕기 성금이 대부분 실직자·노숙자 지원에 치중된 것도 한 이유였다. 특히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후원 없이 운영되고 있는 사회복지시설의 경우 운영비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종교단체나 개인후원금이 절반이하로 줄어들어 존폐 위기까지 놓이기도 했다.

당시 무의탁노인 30명을 보호하고 있는 대전시 유성구 `사랑의 집`의 경우 1997년까지만 해도 교회후원금으로 운영비의 20%를 충당했으나 1998년 들어서는 후원금이 1/3수준으로 줄어들었으며 개인후원자는 완전히 끊어졌다.

당시 사랑의 집 관계자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공식적으로 주어지는 지원이 없기 때문에 교회후원금이나 개인후원금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은데 이것이 줄어드니 힘들다"고 말했다.

사회법인 역시 사정이 어렵기는 마찬가지였다. 개인후원금만으로 운영되고 있는 장애인선교단체인 `밀알선교단`은 1998년부터 후원금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장애인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밀알선교단 관계자는 "개인후원금이 줄어들다보니 직원들의 급여까지 동원해 사업프로그램을 진행해보려 하지만 사업규모의 축소나 포기가 불가피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김성준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성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