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으로 가려고 하는데 어디로 가면되나요.", "노란줄 따라서 이동하시면 법정으로 갈 수 있습니다."

하루에도 수십 번 씩 대전법원 청사를 찾는 민원인과 법원 직원은 이런 대화를 나눈다. 대전법원 청사를 처음 찾는 민원인이 정문역할을 하는 북문으로 진입해 법정, 별관으로 가는 길을 찾기 위해서는 직원의 도움이 필요하다. 비교적 젊은 사람들은 안내판 등을 통해 목적지로 향하지만 나이 많은 노인 등은 어김없이 자신의 목적지를 말하고 안내를 받는다.

이유는 법원의 복잡한 구조 때문이다. 북문을 통해 청사에 들어서면 보안을 위해 설치한 카드출입기와 마주한다. 법원 직원들은 카드출입기를 통과한 뒤 건물을 가로질러 건물 뒷편으로 이동할 수 있지만, 민원인들은 ㄷ자 형태의 폭 2m 남짓 복도를 따라 약 40m를 이동해야 자신이 업무를 볼 수 있는 곳으로 갈 수 있다. 카드출입기가 설치되기 전에는 승강기가 위치한 통로로 민원인들이 다닐 수 있어 건물 뒷편으로 쉽게 갈 수 있었지만 이 길을 보안상의 이유로 폐쇄하면서 불편은 가중됐다.

12일 법원을 찾은 김모(57·여)씨는 "노란줄을 따라 가라고 해서 가는데도 이곳 저곳 통로가 있어 내가 제대로 가고 있나 싶었다"며 "별관에 용무가 있었는데, 별관으로 가기 위해 또 길을 물었다. 처음 법원에 왔는데 복잡한 구조로 인해 혼란스러웠다"고 말했다.

재판이나 경매 일정이 있는 날 등 많은 민원인들이 법원을 찾는 날에는 주차공간 찾기도 하늘에 별 따기다. 정문을 통해 진입한 차량은 일방통행 차로를 통해 법원 뒷편 주차장으로 이동한다. 주차 공간을 찾지 못하면 법원 청사를 가운데 두고 빙빙 돌며 주차면을 찾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주차장이 꽉 차는 날에는 주차면을 찾아 법원 내를 이동하는 차량이 많은 만큼 보행자와의 안전사고가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다.

대전법원 측은 건물내 이동동선에 대해서는 개선점을 모색하고 있고, 부족한 주차공간은 물리적으로 해결이 어려운 만큼 5부제 적극 동참과 대중교통 이용 등을 당부했다.

대전법원 관계자는 "승강기 앞 카드출입기가 설치된 이후 혼란스러워 하는 민원인들을 위해 안내판을 많이 만들고, 자원봉사자 등을 배치해 불편함을 최소화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회의를 통해 지속적으로 개선점이 있는지 찾고 있다. 개선할 사안이 있을 경우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청사 내 주차 문제는 단시간 내에 해결이 어려워 5부제 운영에 적극 동참해 주시고, 대중교통을 이용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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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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