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풍의 원인과 치료

조충식 대전대 둔산한방병원 신장내분비센터 교수.
조충식 대전대 둔산한방병원 신장내분비센터 교수.
통풍(痛風)은 몸 안에 지나치게 많이 쌓인 요산이 결정화되면서 발생한다. 특히 관절과 관절 주위 조직에 반복적, 발작성 염증을 일으켜 심한 관절통 등으로 삶의 질을 저하시킨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통풍의 뜻을 `바람만 스쳐도 아프기 때문에 통풍이다`라고 알고 있다. 이는 한자 뜻을 그대로 해석한 것이지 통풍을 제대로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해석이 어떻든 통풍은 고통이 심한 질환이다. 한의학에서도 백호역절풍(白虎歷節風)이라고 해 호랑이에게 물려 죽을 듯이 아픈 통증으로 표현하고 있다.

◇원인= 통풍이 발생하는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첫째, 퓨린 성분이 많이 들어 있는 식사를 하는 경우이며 관련 음식으로는 멸치, 견과류, 동물의 내장, 젓갈류 등이 있다. 둘째, 체내에서 요산이 많이 생성되는 경우다. 구체적인 원인은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특정한 유전 질환, 백혈병 혹은 항암화학요법을 받는 암환자에서 발생할 수 있다. 셋째, 신장이 요산을 제대로 배출하지 못하는 경우다. 신장질환을 앓고 있거나, 단식 및 과음을 하는 경우, 고혈압 치료제인 티아지드(thiazide) 이뇨제를 복용하는 경우가 해당된다.

통풍은 엄지발가락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으며 무릎이나 손가락, 발목, 손목 등에서도 나타나는데 무릎이나 발목, 발가락 등의 온도는 체온에 비해 낮기 때문에 요산이 결정 상태로 존재해 관절에 들러붙어 염증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특히 40대 이상의 중년 남성에게 많이 발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노화와 더불어 신장 기능의 약화로 요산 배출능력이 감소하는데 과식이나 과음, 부족한 운동량, 반대로 짧은 시간 동안의 과한 운동은 요산을 지나치게 많이 생성해 통풍이 발병하기 쉽다. 또 폐경기 이후나 유전적 소인이 강하거나 신장 기능이 떨어지면 여성에서 통풍이 발생될 수 있으므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증상= 통풍은 초기에 엄지발가락 관절이 갑작스럽게 불로 지지는 듯한 통증과 함께 붉게 부어 오르며 열이 나는 증상을 나타낸다. 건드리지 못할 정도의 심한 통증이 있다가 4-5일이 지나면 대부분 호전되며 관절 기능도 완전히 정상화된다. 하지만 적절한 치료 없이 방치하면 귀 바깥부분 등에 통풍 결절이 쌓여 딱딱한 흰색 침전물이 보이기도 한다. 치료가 되었다고 해도 일주일 안에 혹은 몇 년 안에 다시 재발할 수 있으며 재발한 통풍이 수년간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치료= 통풍을 방치하거나 통증이 심한 급성기에만 치료를 받고 증상이 사라지면 치료를 중단하는 것은 잘못된 방법이다. 지속적으로 요산 수치를 낮추는 치료를 받아야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 특히 혈중 요산 수치가 높지만 통풍 관절염이 발생하지 않은 고요산혈증 환자들도 요산수치를 낮추려는 생활습관 개선 노력이 필요하며 9㎎/㎗ 이상으로 높을 경우는 약물 치료가 권고된다.

한의학적으로 통풍은 대개 혈(血)이 열(熱)을 받아 끓어오르게 된 상태에서 찬 기운이 침범해 열(熱)한 혈(血)이 한(寒)을 얻어 탁해지고 응체돼 통증이 발생한 것으로 인식한다. 치료는 급성기와 만성기로 나눠 진행되며, 급성 통풍성 관절염 시기에는 풍열습(風熱濕)으로 변증하고, 만성 관절염 시기는 담어(痰瘀)로 분류할 수 있다.

급성기에는 항염증 효능이 있는 한약을 우선적으로 투여한다. 요산수치를 떨어뜨리는 인동, 아다, 감국, 토복령 등 약제를 활용해 치료한다. 침 치료는 병의 단계와 환자의 개별적 특성을 고려해 시행되며, 약침 치료는 통증이 나타나는 부위나 경혈에 소염 및 중성어혈 약침을 시술한다. 또 염증부위에 소염진통작용이 있는 대황치자말을 붙이기도 한다.

◇예방= 통풍 예방을 위해서서는 저퓨린 식품(계란, 치즈, 우유, 빵, 야채류, 과일류 등)을 섭취하는 것을 권장된다. 과체중인 경우에는 체중을 줄이되 급격한 체중감량은 통풍발작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시간에 걸쳐 서서히 감량하는 것이 필요하다. 술은 통풍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주종을 불문하고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또 과식은 담음(痰飮)을 만들어 통풍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항상 적당한 양을 먹는 것이 좋다. 요산 수치를 낮추기 위해 한약차(산사자, 국화 , 인동, 율무, 토복령)를 하루에 한잔 정도 마시는 것은 도움이 된다.박영문 기자

도움말= 조충식 대전대 둔산한방병원 신장내분비센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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