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 일대기를 그린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극장가를 강타하고 있다. 700만 관객은 이미 돌파했다. 단순한 음악영화도 아니고, 밴드 일대기를 다룬 자전전 영화가 이렇게 흥행을 한 적은 없었다. 중년 관객들이 영화를 보고 울었다는 후일담도 적지않다. 사실 1970년대 당시 록 음악의 판단기준은 진정성에 있었다. 당시 최고 권위지였던 `롤링 스톤스지` 주장이 그러했다. 하지만 퀸은 이런 기준점에서 비껴난다. 퀸의 1975년 앨범 `어 나이트 앳 디 오페라`에 수록된 프레디 머큐리의 곡 `보헤미안 랩소디`가 특히 그러했다. 단순하고 정형화된 스타일과 템포에서 밀집 화성의 아카펠라 도입부, 발라드, 기타 솔로, 오페라 패러디, 록 앤섬, 선율적인 피날레까지. 심각한 음악을 하던 밴드 입장에서 보면 진정성 없는 판타지, 자유분방한 편곡으로 기존의 관례를 철저하게 깨뜨린 것이다. 프레디 머큐리가 당시 이곡을 쓸 때 히트 음반의 공식을 무난하게 따랐다면 오늘날 퀸은 없었을 것이다.

퀸과 비교하기는 다소 무리가 있지만 기존의 공식을 따르지 않고 자신만의 색깔을 가지고 의정활동을 하는 대전시 초선의원들의 활약상이 연일 화제다. 대전시 한 초선의원은 과도한 의정활동으로 원형탈모를, 또다른 초선의원은 새벽까지 의원실 불을 환히 밝히며 공부를 하는 통에 "제발, 퇴근좀 하라"는 협박을 받는다고 한다. 또다른 의원은 기성정치인들은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할 불법 선거자금 폭로로, 또다른 의원들은 농구의 최 전성기였던 연(대)고(대)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핵심을 꿰뚫는 송곳질의 및 예산 삭감 배틀로 공무원들로부터 `징하다`는 소리를 연일 듣는다고 한다. 최근 한 상임위는 계수조정 이후, 방망이를 밤 12시에 치기도 했다. 초선의원들의 열의에 공무원들의 낯빛이 흙빛으로 변해가고, 피곤함에 입술 주위가 성치 않지만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은 마음이 놓인다. 시민의 세금을 허투로 쓰지 않겠다는 초선의원들의 열정이 마치 `미친 퀸`(왕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당시 대학생들 속어로 `또라이`)처럼 반갑기 때문이다. 관객이 점잖은 퀸을 원하지 않았던 것처럼 대전시민들도 점잖은 초선의원을 원하지 않는다.

원세연 취재 1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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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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