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철원잠곡리에서 발굴된 미군유해 모습. 사진=국방부유해발굴단 제공
2016년 철원잠곡리에서 발굴된 미군유해 모습. 사진=국방부유해발굴단 제공
지난 10월 24일. 강원도 철원 화살머리 고지에서 `대한8810594 PAK JE KWON 육군`이라고 표기된 인식표가 발견됐다.

인식표가 달린 유해와 함께 또다른 유해도 발견됐다. 지표면에서 허벅지뼈가, 지표면 아래 약 20cm 깊이에서 갈비뼈와 두개골편이 발견됐다. M1대검, M1탄도 발견됐다.

국방부는 당시 전사(戰史)와 매·화장 보고서, 부대 전사자 명부를 확인해 인식표 당사자를 6·25전쟁 당시 국군 2사단 31연대 7중대 소속의 고 박재권 이등중사(현재 병장)로 확인했다. 참전한 화살머리고지 전투는 그 해 6월 29일부터 30일까지, 7월 6일부터 11일까지 2차례에 걸쳐 치열하게 전개됐다. 박 중사는 안타깝게도 전투가 끝나기 하루 전에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화살고지는 백마고지 등과 함께 1951년 정전 협정이 시작된 후 한국-유엔군, 북한-중공군이 조금이라도 유리한 지역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전투를 치른 군사적 요충지인 철의 삼각지(철원·김화·평강) 전투 지역 중 한 곳이었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9·19 남북 군사합의서` 체결에 따라 남북공동유해발굴 이행을 위해 화살고지에서 지뢰를 제거하는 작업 중 이들 유해를 첫번째로 발견했다.

지난 달 중순엔 화살머리고지에서 유해 5구가 추가로 더 발견됐다.

5구의 유해 중 1구는 지뢰제거가 완료된 지역에서 유품 및 유해 수색작업 도중 발견됐고 나머지 4구는 도로개설 작업 중에 확인됐다. 현장감식 결과 5구 모두 전사자의 유해로 판정됐는데 이 가운데 1구는 완전유해 형태로 발견됐다. 화살머리고지 지역엔 국군 전사자 200여 명, 미군·프랑스 전사자 100여 명 등과 북한군, 중공군의 유해도 매장돼있을 것을 추정된다.

앞서 지난 7월엔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한미 6·25전사자 유해 상호봉환 행사`가 열렸다. 당시 북한 지역에 남겨졌던 미국 제1기병사단 소속(카투사) 고 윤경혁 일병의 유해가 미국 하와이를 경유해 한국으로 송환됐다.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미군 유해 1구도 미국으로 돌아갔다. 한미 양국이 6·25 전사자 유해를 같은 날 상호봉환하는 행사는 2016년 이후 두 번째다.

국방부는 2000년 유해발굴을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총 10회에 걸쳐 미군 유해 13위와 영연방 유해 3위를 미국으로 송환했다.

올해 국유단은 미측에서 봉환받은 유해 65구를 포함해 405위(位)의 유해를 발굴했다. 발굴 유해 및 유품분석과 유전자 감식으로 올해 신원이 확인된 전사자는 4명이며 현재까지 131명의 신원을 확인했다.

유해발굴은 2000년 4월 6·25전쟁 5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육군에서 시작했다. 2007년 국방부 소속으로 국유단을 창설하면서 육·해·공군 및 해병대까지 모두 모여 전몰 장병들의 유해를 발굴한다.

지난 해 창설 10주년을 맞은 국유단은 매년 전국적으로 3월부터 11월까지 유해발굴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도 지난 달 30일 활동을 종료했다.

국유단에 따르면 6·25전쟁 미수습자만 13만 3000여 위나 된다. 2000년부터 지난 18년 간 발굴된 유해가 국군 전사자만 1만 238 위인데, 신원이 확인된 유해는 131위(1.3%)에 불과하다.

올해 국방부 주관으로 시행한 유해발굴은 국유단 전문인력과 각 군단 발굴팀, 해병 1사단을 포함한 33개 사·여단 장병 등 연 인원 10만 여명이 참가했다. 중점 발굴 지역은 격전지를 중심으로 △강원도는 인제, 양구, 강릉 △경기도는 파주, 포천, 연천 △경상도는 칠곡, 영덕, 창녕 △충청도는 세종, 영동 △전라도는 순창, 광양 등 84개 지역이다.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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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유해발굴단이 유해를 발굴하는 모습. 사진=국방부유해발굴단 제공
국방부유해발굴단이 유해를 발굴하는 모습. 사진=국방부유해발굴단 제공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 지난 해 9월 2일 대전 세천공원에서 진행된 유해발굴 작업에서 수습한 탄피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육군 32사단 제공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 지난 해 9월 2일 대전 세천공원에서 진행된 유해발굴 작업에서 수습한 탄피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육군 32사단 제공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 지난 해 9월 2일 대전 세천공원에서 진행된 유해발굴 작업에서 수습한 탄피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육군 32사단 제공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 지난 해 9월 2일 대전 세천공원에서 진행된 유해발굴 작업에서 수습한 탄피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육군 32사단 제공

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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