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대전도시철도공사가 발칵 뒤집혔다. 대전지하철 일부 역사의 승강장에 화재 초동시설인 스프링클러가 미설치됐다는 보도 때문이다.

대전도시철도공사는 이러한 지적에 대전지하철 전 역사 승강장에 스프링클러 설치를 서두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당장 내년부터 스프링클러 도입을 위한 공사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오랜 시간이 지났다는 점에서 아쉬움은 크지만, 그나마 다행이다.

10여 년간 대전지하철 일부 승강장에 스프링클러가 없었다는 사실은 가히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2010년 행정사무감사에서 이를 지적하는 발언에 도시철도공사는 "개선방안을 지속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현재까지 미온적인 대처를 해왔다.

승강장 스프링클러 미설치의 주된 이유는 `반밀폐형` 스크린도어가 설치됐기 때문이다. 고압전선 등 주요시설 때문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할 수 없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대전지하철은 1996년 10월 30일 착공해 2003년 개통을 목표로 했지만 IMF 구제금융 등의 여파로 준공이 계속 미뤄졌다. 특히 2003년 대구지하철 참사로 안전에 대한 중요성이 강화됐다. 대전시와 도시철도공사는 대전지하철 1호선에 스프링클러와 스크린도어를 전 역사에 도입키로 결정했다. 2005년 12월이 돼서야 준공된 것이다. 하지만 1단계 구간 9개역(턴키방식으로 역사를 건설한 중앙로, 중구청, 오룡역 제외)의 승강장 공조 설비와 배관공사가 80% 이상 진행돼 있어 이 곳에는 어쩔 수 없이 `반밀폐형` 스크린도어를 도입했다는 게 도시철도공사의 설명이다. 때문에 이 곳 승강장에는 스프링클러가 부재한다.

화재안전기준 제15조에 따르면 반밀폐형 스크린도어가 설치된 곳은 국가화재기준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 스크린도어 상단부가 뚫려있어 구조로 스프링클러 설치 시 터널 내 고압전류에 의한 감전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민 안전과 관련해서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어야 하는 게 맞다. 일각에서는 강제적으로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땅속 깊은 곳에서 운영되는 지하철에서 시민 생명을 지켜줄 최소한의 안전장치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예산을 확보해 설치 시기를 더욱 앞당길 수 있어야 한다.

앞서 허태정 대전시장은 "대전지하철 9개 역사에 스프링클러가 미설치됐다는 것은 대형화재 발생시 안전문제에 심각한 우려가 있다. 시민 안전이 최우선이다. 관련 부서에 바로 조치할 수 있도록 지시를 내렸다"며 문제의 심각성을 인정했다. 하루라도 빨리 전 역사에 시민 안전시설이 마련되길 기대해본다. 취재2부 이호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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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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