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세계경제포럼을 통해 발표된 4차 산업혁명의 개념은 전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이후 많은 사람들이 논의를 거듭하면서 앞으로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의 지능정보 기술의 발전은 산업, 사회, 직업 등 모든 분야에서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차세대 산업혁명의 개념이 기존 3차 산업혁명의 연장선에 있는 정도로 평가절하하는 의견 또한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한가지 확실한 것은 가늠하기 힘든 기술발전 속도로 인해 우리인류는 역사상 전례가 없는 가장 큰 변혁의 시기 앞에 놓여 있다는 점이다.

주요 선진국가들은 차세대산업혁명이 국제적인 이슈가 되기 전부터 향후 국가경쟁력의 핵심요인이 될 것으로 인식하고 정부, 기업,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하는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 중에 있었다.

독일은 인더스트리 4.0, 미국은 첨단제조파트너십, 일본은 Society 5.0, 중국은 인터넷 플러스로 서로 이름은 다르지만 미래를 선점한다는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2017년)를 출범시키고 사람중심의 4차산업혁명 대응계획을 수립하여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4차산업혁명이 실제하는가에 관한 논란이 많다.

우선 4차 산업혁명이라 불리우는 배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과거부터 전개되어온 산업혁명의 흐름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1차 산업혁명은 18세기 후반 영국에서 시작되었다. 인간이나 동물의 노동력을 대신하는 증기기관이 발명되어 산업의 기계화를 이끌었으며, 농업사회는 산업사회로 전환되었다. 기계화의 진전은 철의 수요를 증가시켰으며, 이는 제철공업과 기계화에 필요한 과학기술의 발달을 촉진시켰다.

증기기관과 기계화를 기반으로 전개되었던 1차 산업혁명과 달리 2차 산업혁명은 미국에서 전기에너지와 컨베이어 벨트시스템을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상업용 발전기의 발명으로 전기에너지는 증기기관을 대신해 새로운 동력원으로 자리잡았으며, 컨베이어 벨트 시스템의 등장으로 대량생산의 시대가 막을 열었다.

3차 산업혁명은 반도체 기술의 발달과 컴퓨터의 개발로 시작되었다. 1946년 최초의 컴퓨터인 에니악(ENIAC)이 개발되었고 새롭게 등장한 반도체 기술로 효율이 높고 크기는 작은 컴퓨터를 만들 수 있었다. 이후 컴퓨터는 애플과 IBM이 개발한 개인용 컴퓨터를 통해 대중화 되었다.

그러면 논쟁이 지속되고 있는 4차산업혁명은 3차산업혁명의 연장인것인가, 전혀다른 것인가?

단순하게 지능정보기술의 고도화에 따른 변화에 초점을 맞춘다면 이전 산업혁명의 연장으로 볼 수도 있겠으나, 차세대 산업혁명의 본질은 산업의 주체가 인간에서 인공지능과 기계로 대체된다는 것이라 생각한다.

3차 산업혁명이 지능정보기술을 바탕으로 어떠한 사안에 대하여 정보를 인지하고, 인지한 정보를 분석판단하여, 이를 실행하는 주체가 인간이었다면, 4차 산업혁명은 IOT라고 불리는 센서네트워크를 통해 빅데이터라 불리는 이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의 다양하고 많은 양의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인공지능이 분석하고 판단하며, 로봇 또는 자동화된 기계를 활용하여 실행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로 인해 단순반복 업무 뿐 아니라 높은 수준의 정교한 판단을 요구하는 직업 또한 사라질 위험에 처해있다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이와 같은 변화로 산업, 사회, 직업, 교육 등 삶과 관련한 전 분야의 변화 속에 놓여진 우리는 불확실한 미래예측에 전전긍긍하기 보다는 우리만의 방법으로 미래를 창조하기 위한 미래사회를 위한 대비가 시급하다.

국립중앙과학관은 이 같은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하여 4차산업혁명을 올바로 이해하고 이를 통해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전문전시관인 미래기술관을 건립중에 있으며, 올해말 개관을 앞두고 있다.

겨울방학을 맞이할 학생들과 새롭게 도약을 꿈꾸는 수험생들이 미래기술관에 방문하여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떨쳐내고 미래를 준비하는 기회를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배태민 국립중앙과학관장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