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모 중소기업 대표를 만나 수출과 경영 전반에 대해 이야기 나누면서 가장 어려운 사항이 무엇인지 물어보니 고민할 것도 없이 유능한 인력 채용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기업을 키우는 일은 설비나 기술보다도 유능한 인력이 하는 것인데 대기업의 절반 수준인 중소기업의 임금수준으로는 이러한 인력을 구하기가 정말 어렵다고 했다.

그럼에도 지역에서 명망있는 회사로 자리매김 하고 있는 방법에 대해 물어보니 인력채용에 있어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다고 하며 소개했다. 10년 전 자신이 모 국내기업의 미국 실리콘벨리 사무소 책임자로 근무 시절, 본사로부터 미국내 최고 수준의 직원을 채용하라는 지시를 받고 온갖 노력을 기울였으나, 현지에서 최고 수준의 직원 연봉은 자사가 제시할 수 있는 금액의 3-4배 인지라 도무지 수락하는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고민 끝에 높은 연봉 대신에 입사하면 회사내서 자신의 꿈과 비전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역할을 맡기겠다고 말했는데 정말 최고 수준의 직원이 이에 응했다고 한다.

자신은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직원을 채용하고 있으며 지방에 소재한 중소기업임에도 마음에 드는 우수한 직원들을 채용할 수 있었다고 한다. 물론 그렇게 하려면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데 이를 감내할 수 있어야 한다고도 부연했다.

이처럼 지방에도 우수한 인력들은 많다. 중요한 것은 이들이 지방에서 자기 꿈을 펼치도록 기반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의 노력과 함께 기업에서도 학교나 지역사회에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역할을 적극 수행해야 한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는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차이가 크지 않은 임금을 지급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는 것이다.

서유럽 등 선진국의 경우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임금 격차가 그리 크지 않다. 일반적으로 중소기업으로부터 부품을 공급받아 완제품을 생산하는 대기업이 높은 수익성을 창출하면 부품공급기업에 대한 비용절감 압력 요인이 높지 않아 이들 대중소기업간의 임금격차도 커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선진국의 경우 오랜기간 축적된 역량을 바탕으로 대기업은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을 통해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고 중소기업 또한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지니고 있어 대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지 않고 이들 임금격차가 크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중소기업이라 하더라도 유능한 인재를 구하는데 어려움이 덜하고 기업을 지속 성장시켜 나갈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지니고 있다.

산업화의 역사가 짧은 우리가 축적된 역량을 기반으로 하는 선진국과의 격차를 단숨에 뛰어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선진국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 기업은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가야 대중소기업간의 임금격차도 줄이고 기업의 성장도 지속하는 기반을 가질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끊임없이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세계시장 규모의 1% 수준에 불과한 우리시장 규모로는 좋은 일자리 창출과 지속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어성일 대전충남KOTRA지원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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