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는 국공립유치원 보내기가 한층 수월해질 전망이다. 대대적인 학급 신·증설을 통해 2만 명의 원생을 추가로 수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어제 내년에 국공립유치원 1080개 학급을 신설 또는 증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학급당 원생을 20명 안팎으로 잡으면 2만여 명의 유치원생이 추가로 국공립에 다닐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는 정부가 국공립유치 취원율을 2020년까지 40%로 끌어올리기로 했지만 최근 불거진 사립유치원 사태로 계획을 앞당긴 것이다. 학급 증설뿐만 아니라 원생 돌봄 시간도 오후와 방학까지 확대해 맞벌이, 저소득층, 한 부모 가정 등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기로 했다. 양과 질에서 모두 서비스를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올 해 국공립유치원 취원율은 원생 수 기준 평균 25.5%다. 원생 네 명 중 한 명만 국공립에 다닌다는 얘기다. 이마저 지역별로 편차가 크다. 농어촌 지역은 40%에 가까운 국공립 취원율을 보이고 있지만 인구가 밀집된 대도시는 평균에도 못 미치는 17-18%에 그치고 있다. 국공립이 사립유치원이 적은 농어촌을 중심으로 확대된 탓이다. 국공립은 사립에 비해 방학이 길고 하원 시각도 이르다는 단점이 있다. 맞벌이나 한 부모 가정 등에선 높은 입학 경쟁을 뚫어도 보내기가 쉽지 않다. 현재의 구도라면 학급을 증설한다 해도 도시지역 학부모들에겐 도움이 되질 못한다. 정부도 이런 문제점을 파악하고 신·증설을 서울, 경기, 부산 등 도시지역에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방과 후 과정이나 방학 중 돌봄 서비스를 확대 실시하기로 한 것은 잘한 일이다.

국공립과 사립유치원의 학부모 부담금 차이는 엄청나다. 지역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사립유치원이 부담이 국공립에 비해 평균 20배 이상 높다. 국공립 신·증설도 좋지만 이 같은 격차를 해소하는 대책도 필요하다. 정부의 국공립유치원 개선방안이 외형뿐 아니라 내용에서도 학부모가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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