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취재 현장에서 자주 듣는 말이 있다.

"맹정호 시장이 전임 시장이 추진한 사업을 하지 않으려 한다."

이해관계가 얽힌 주민들의 말이지만 흘려 넘기기엔 말에 가시가 있다.

서산시가 최근 남부산업단지(오남·장동 일원)에 포함된 지역주민들에게 현재까지 진행된 현황과 향후 계획 등을 설명했으나 돌아온 말은 쓴 소리가 많았다. 이 사업이 지난달 중순 행정안전부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 결과 재검토 지시가 떨어지면서 `물 건너 간 것 아니냐`는 주민들의 불안이 10여 년을 참아온 분통으로 바뀌었다. 비난의 화살이 맹시장에게도 향했다. 집권여당 시장으로 여건이 괜찮은데, 전임 시장이 추진한 사업이라 맹 시장의 의지가 없다는 목소리다.

`수석지구 도시개발 사업`과 관련 토지가 포함된 해당 주민들이 중심이 된 `수석동도시개발추진위원회`는 최근 사업 추진의 빠른 시행을 촉구하는 현수막 30장을 수석동 일대에 내걸었다.

이에 앞서 `수석동도시개발추진위원회`는 지난 10월 주민 1649명의 서명을 받아 시에 탄원서도 냈다. 시가 지난 2월 43억여 원을 들여 발주한 `수석지구 도시개발사업 설계용역`을 8월 잠정 중단하면서 개발 지연 등을 우려한 단체 행동이다. 이번에도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한 이 사업이 시장이 바뀌었다고, 정책 변화가 있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주민들의 볼멘소리가 나왔다.

반면, 서산시가 청사 이전을 추진하면서 구도심 상권 등을 중심으로 민심이 흉흉해지고 있다. 시는 최근 `서산시청사 건립 기본계획 수립 및 타당성 조사` 최종 용역보고회를 갖고, 용역사로부터 우수 후보지 3곳과 신청사 조감도까지 받았다. 맹 시장의 결정만 남은 상태인데 "전임 시장은 청사를 옮기지 않겠다고 약속했는데, 맹 시장이 멀쩡한 청사를 무리하게 옮기려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밖에도 시의 여러 현안에 대해 전임 시장과 맹 시장을 비교하는 이야기가 많다. 지역민들의 생각이 다 맞다는 게 아니다. 맹 시장의 시정 방향 등에 대해 지역민들이 오해하는 부분이 많다는 것도 안다.

맹 시장이 취임한 지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여기저기서 `되는 게 없다`는 얘기를 허투로 넘길 일이 아니다. 지금은 `오비이락`일지 몰라도 나중은 감당할 수 없는 `중구난방`이 될 수 있다.

박계교 서산주재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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