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 여행할 때는 반드시 여권을 가지고 가야 한다. 여권은 외국에서 한국인임을 증명해주는 일종의 신분증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여권을 제조하고 발급하는 곳은 어디일까? 바로 한국조폐공사다. 조폐공사는 돈만이 아니라 여권, 주민증, 공무원증, 청소년증 등 각종 국가 신분증도 만든다.

우리나라 전자여권은 2008년 도입됐다. 도입된 지 벌써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이 지나가고 있다. 현행 여권은 개인정보를 암호화한 칩(Chip)과 운영체제(COS) 포함된 전자여권이라는 점에서 이전 여권과 차이가 있다. 여권표지에 칩(Chip)과 여권 판독용 안테나를 접착한 뒤, 이를 특수용지와 섬유재질의 표지로 안정적으로 보호하도록 만들어 여권 속지에 부착하면 최종 전자여권이 완성된다. 보는 각도에 따라 색이 변하는 시변각잉크, 미세문자, 요판잠상, 변색잉크, 홀로그램, 스테가노그래피, 고스트 이미지, 레이저천공 등 위변조 방지 기술도 적용돼 있다.

국민이 신청한 여권 발급 요청이 접수되면 얼굴정보와 신원정보지 상의 개인정보가 칩에 수록되고, 전국 244개의 여권사무대행기관인 지방자치단체로 다음날 배송된다.

전자여권은 비자 면제 혜택을 받기 위한 필수 요구 사항이기도 하다. 미국은 2008년, 캐나다는 2016년부터 관광, 상용 또는 경유 목적으로 방문하려는 일부 국가의 여행자에게 전자여권 소지시 비자 없이 입국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에 있다.

비자 면제 지위 획득처럼 여권은 국민의 위상 높이고 국력을 보이는 지표로 간주되기도 한다. 대한민국 여권의 파워지수가 세계 3위로, 사전 승인 비자 없이 165개국을 방문할 수 있다는 뉴스에는 자긍심이 느껴진다.

외교부는 최신 보안기술 역량이 집약된 차세대 전자여권을 2020년부터 발급하기 위해 준비중이다. 새 전자여권은 얼굴 이미지 등 개인정보가 기재되어 있는 부분을 현재의 종이 재질에서 범용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의 일종인 폴리카보네이트(PC) 재질로 바뀌고, 얼굴 이미지와 기재사항을 레이저로 새겨 넣는 방식을 적용해 보안성이 획기적으로 강화될 예정이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 36개국 중 15개국이 PC 재질의 전자여권을 발급하고 있다. 미국, 영국, 일본 등도 현재 PC 여권 도입을 추진중이다.

외교부는 국민들의 높은 관심을 감안해 얼마 전 차세대 전자여권 디자인 시안을 공개한 데 이어 설문조사를 결과를 수렴해 올해 12월까지 최종 디자인을 결정할 계획이다. 최고의 위변조 방지기술에 세련된 디자인까지 겸비한 차세대 전자여권이 국민들의 자긍심을 한층 더 끌어올리길 기대한다.

<한국조폐공사 ID사업팀 유창현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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