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균 건양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김광균 건양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수 년전부터 무릎이 아파 잘 걷지도 못한 채로 지내온 70대 여성 김모씨는 최근 자식들의 손에 이끌려 병원을 찾았다. 검사를 해보니 무릎연골이 심각하게 손상돼 퇴행성 관절염 말기에 해당되는 상태였다. 인공관절수술치료가 결정돼 수술을 받은 김씨는 O자형 다리도 반듯하게 펴지고 극심한 통증도 사라져 매우 기뻤다. 대다수의 환자들은 퇴행성 관절염을 나이가 들어 자연스럽게 생기는 증상으로 생각해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지만 조기에 치료받으면 손상을 예방하고 진행속도를 늦출 수 있다. 김광균 건양대병원 정형외과 교수의 도움말로 퇴행성 관절염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원인= 퇴행성 관절염의 발병원인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정확하게 규명되지 않았지만 노년층과 과격한 운동을 장기간 즐기는 경우 등에 많이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50세 이후에 많이 나타나며 45세 이전에는 남성 환자, 55세 이후로는 여성 환자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이 외에도 비만, 골다공증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가족력에 대한 연구에서 관절염 환자의 가족에서 2배 이상 관절염이 발생할 위험이 증가됨이 보고되기도 했다. 비만인 경우 더 젊은 나이에 발병할 수 있는데, 걷거나 서 있을 때 체중이 무릎 안쪽으로 쏠리기 때문에 몸무게와 무릎관절염은 밀접한 관련이 있어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증상 및 진단= 퇴행성 관절염의 가장 흔한 증상은 무릎의 통증이다. 움직일 때 통증이 심해지며, 무릎 뒤쪽이나 다리 아래쪽 동통이 나타나기도 하며 무릎 뒤에 혹이 만져지면서 당기거나 무릎에 물이 차 병원을 찾기도 한다. 또 무릎을 구부렸다 펴는 범위가 감소하고 연골이 닳아 뼈끼리 부딪혀 소리가 나는 증상도 타나난다. 진단은 일반촬영(X-ray) 검사만으로도 감별할 수 있으며 초기에는 영상사진 상 정상 소견을 보이기도 하나 점차 대퇴골과 경골 사이 관절간격이 좁아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치료= 무릎 퇴행성 관절염 치료의 목적은 통증을 경감시키고, 관절의 기능을 유지하며 변형을 방지하는데 있다. 치료는 약물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구분되며 비수술적 치료 방법으로는 적당한 휴식과 운동의 배합, 약물 요법 등이 있다.

먼저 약물요법을 위해 진통 및 소염 작용을 가진 많은 약품들이 개발돼 사용되고 있는데 가장 흔히 사용되는 약제는 소염진통제다. 현재 가장 많이 사용 되고 있지만 장기 투여시 위염, 위궤양 등 소화기계 부작용 및 피가 잘 멎지 않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사용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소염 진통제로 통증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에는 스테로이드제제를 사용하지만 장기간 사용 시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 퇴행성관절염 초기나 중기에는 약물이나 주사 등으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염증과 통증이 심해 걷기도 힘든 상태인 말기에 이른 경우에는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수술은 관절내시경수술과 인공관절치환술로 나뉜다. 관절염 초기에는 관절내시경수술을 시행할 수 있는데, 말기 중에서도 비교적 상태가 양호한 경우 무릎에 구멍을 내 지저분한 연골을 다듬고, 찢어진 연골을 부분적으로 절제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무릎관절내시경 수술이 관절염의 자연 진행을 막을 수는 없으며, 인공관절 치환술 등 수술 시기를 늦추는 제한적인 역할밖에는 할 수 없다. 또 인공관절치환술은 말 그대로 무릎관절을 인공관절로 대체하는 수술이다. 관절의 운동성과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동통을 없애는 목적으로 사용된다. 최근에는 수술기법의 발전과 재료의 발달로 인공관절의 수명도 점차 길어지고 있다.

인공관절 수술의 성공여부를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잣대는 수술 후 정상 다리 축으로 회복 및 내외측 인대 균형이다. 정상 다리축이란 엉덩이 관절 중심에서 발목관절 중심으로 선을 그었을 때, 그 선이 무릎 한 가운데를 지나는 축이다. 과거에는 엑스레이 사진과 의사의 경험 및 눈에 의존한 수술이 전부였지만 최근 수술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컴퓨터를 수술에 도입, 컴퓨터 네비게이션장치를 인공관절 수술에 이용하게 됐다. 네비게이션 시스템은 환자의 무릎 상태에 대한 자료를 컴퓨터에 입력해 개인차를 고려, 보다 정확한 수술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호창 기자

<그래픽 참고>

무릎건강 5가지 수칙

1. 적절한 체중조절은 필수!

- 정상체중을 유지할 수 있더록 적절한 체중조절

2. 무리한 유산소 운동은 그만!

- 20분 이내로 가벼운 걷기 등의 운동을 하되 통증이 느껴지면 중단

3. 관절에 무리가 가는 자세 금물!

- 쪼그려 앉거나 양반다리는 관절에 무리를 줄 수 있음

4. 등산을 할 때는 적절한 장비를 사용!

- 지방이 등 적절한 장비 사용

5. 정기적으로 병원 방문하기!

- 통증이나 부종발생 시 전문의사와 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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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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