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정현
남정현
"경제학의 메카는 경제 역학이 아니라 경제 생물학이 되어야 한다" 신고전주의 경제학파의 아버지 알프레드 마샬의 `경제학 원론` 서문에 나오는 유명한 말이다. 이는 경제학이 물리학처럼 보편주의를 추구하거나 이데아처럼 균형 모델을 추구하는 학문에서 벗어나, 생물학처럼 보다 많은 사례와 맥락, 경우의 수를 들여다보며 다양성을 추구하는 학문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지금 우리 경제는 생산, 투자, 고용 등 많은 지표에서 전반적으로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주가지수는 2000선으로 하락하고, 경제성장률은 2017년 3.1%에서 2018년, 2019년은 계속 2.7%수준으로 3%에 못 미칠 것으로 한국은행은 예상하고 있으며, 인구성장률의 지속적인 하락도 경제 성장에 부담이 된다고 한다.

우리지역에서도 서민창업과 관련이 있는 중고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요즘같이 경제가 어려울 때 중고시장이 더 활기를 띄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창업률(1.8%)보다 폐업률(2%)이 더 높기 때문에 나타나는 기현상이라고 한다. 이러한 원인은 무엇일까. 결국은 창업 및 경제활동에 나서는 경제활동인구가 적어서 일 것이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서는 한때의 실패로 인해 부채의 굴레에서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의 재기를 지원하는 장기소액연체자 지원제도를 내년 2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말 기준으로 1000만 원 이하의 채무를 10년 이상 장기 연체중인 사람들의 신청을 받아 심사를 통해 재기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우리 지역본부 관내인 대전·세종·충남 지역에도 13만 명의 대상자가 있다고 한다. 이는 대전시 기준으로 10가구당 1명 꼴로 장기연체로 인해 경제활동에 제약을 받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람들이 지나친 추심의 압박과 경제적 궁핍에서 하루빨리 벋어나 정상적인 직장생활과 창업을 하게 된다면 지역경제에도 활력이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금융은 경제의 핏줄임과 동시에 복지다. 복지행정을 담당하는 지방자치단체는 이제라도 사회복지망을 활용해 프로그램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와 지원으로 장기소액연체로 고통 받고 있는 13만 지역민의 서포터즈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하루라도 빨리 이들이 빚의 굴레에서 벋어나 경제적 재기로 행복한 가정생활을 영위할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

장기소액연체자 상담 및 지원 신청은 한국자산관리공사 전 지역본부 및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 방문하거나 온크레딧(www.oncredit.or.kr) 홈페이지로도 접수가 가능하다. 필요 서류 등 자세한 문의는 한국자산관리공사 콜센터(☎1588-3570) 또는 서민금융통합콜센터(☎1397)로 하면 된다.

남정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대전충남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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